늙기를 거부하는 '안티 에이징'(Anti-aging)보다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를 먹겠다는 '웰에이징'(Well-aging) 바람이 불고 있다. 어차피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보다 알차게, 더욱 건강하게 살겠다는 일종의 각오인 셈이다.
<머니위크>는 웰에이징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소비자패널 틸리언에 의뢰, 전국 30대 이상 50대 이하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신뢰도 95%, 오차범위 ±4.38%, 조사기간:1월8~10일). 그 결과 응답자들은 행복한 노년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외면보다는 내면을 가꾸는 것을 웰에이징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성숙을 향하는 웰에이징
응답자들은 '웰에이징'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것으로 ▲나이보다 젊은 열린 생각(26.4%) ▲정기적인 문화 및 취미생활(24.6%)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외모(24.0%) 등 3개 보기에 비교적 고르게 답변했다. 건강하게 늙기 위해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꾸준하게 여가활동을 즐기며 외모의 건강함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밖에 '직업 및 꾸준한 수입'이 15.4%, '나이 들어도 잘 가꾼 몸매'가 9.4%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젊은층인 30대의 경우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외모'(30.1%)를 가장 많이 꼽아 40대(23.2%), 50대(18.7%) 응답자와 차이를 보였다. 젊은 층일수록 나이가 들어도 외면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방증이다. 또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50대 응답자는 '직업 및 꾸준한 수입'이 21.7%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30대는 7.8%, 40대는 17.3%만이 이 답안을 선택했다.
웰에이징에서 중요한 항목은 무엇일까. 무려 47.2%가 '행복한 인간관계'를 가장 중시한다고 답했다. 이는 남녀와 전세대에 걸쳐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정기적인 운동'이 29.4%로 뒤를 이었고 '고정된 수입 및 직업'(10.8%), '올바른 먹거리'(7.8%), '나눔의 생활'(4.8%) 순으로 나타났다.
'노년기가 지금보다 행복할까?'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변이 더 많았다. 이는 행복한 노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수도 있고 현재의 삶에 대한 불만족 때문일 수도 있다. 중립적인 답인 '아직 잘 모르겠다'(53.4%)를 제외하면 '지금보다 다소 행복할 것 같다'(26.8%)와 '지금보다 매우 행복할 것 같다'(5.2%)는 긍정적인 답변(32.0%)이 '지금보다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11.2%)와 '지금보다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3.4%)는 부정적인 답변(14.6%)보다 높았다.
이는 성별·연령별에 상관없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결혼 여부에 따라서는 응답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미혼자(응답자 109명)의 경우 노년이 지금보다 행복할 것이라는 답변과 불행할 것이라는 답변이 각각 18.3%, 16.5%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지만 기혼자(391명)는 행복할 것이라는 답변이 35.8%로, 불행할 것이라는 답변(14.1%)보다 2배나 많았다.
노년기에 대한 전반적인 삶은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답변이 우세했지만 '나이 듦'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 듦'을 떠올렸을 때 부정적인 어감의 '노화'가 49.4%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것. 다른 답안은 비교적 고른 수치를 보여 안정(14.8%), 고독(13.0%), 성숙(12.0%), 죽음(10.2%)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건강과 평안 등이 있었다.
웰에이징을 위한 현재의 노력을 묻는 질문에는 '건강한 식습관'이 34.4%로 가장 높았으며 ▲정기적인 취미생활(23.0%) ▲지속적인 직장생활(19.6%) ▲가족관계 개선 노력(14.8%) ▲피부 및 바디케어(8.2%) 순으로 나타났다.
◆ 남자는 이순재, 여자는 윤여정처럼 되고파
웰에이징 롤모델로는 어떤 인물이 각광을 받았을까. 남자 중에서는 tvN의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출연한 4명을 후보로 올렸는데, 배우 이순재가 57.6%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팔순이 넘는 고령에도 꾸준한 자기관리와 함께 유창한 외국어 실력 등을 보여줘 응답자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는 박근형(21.2%), 신구(12.8%), 백일섭(3.6%) 순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방송인 송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내 배우 최불암·유동근, 영국 배우 숀 코네리가 있었다.
여성이 닮고 싶은 인물 역시 tvN의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이 28%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윤여정은 방송에서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한 것"이라며 삶에 대한 통찰력 있는 자세를 보여 시청자의 큰 공감을 샀다. 배우 고두심이 26%로 뒤를 이었고 이미숙(24%), 김자옥(14.4%), 김희애(1.2%)의 순으로 나타났다. 후보에 없는 기타 응답으로는 가수 패티김·양희은을 비롯해 배우 전인화·김성령·하지원, 외국배우 오드리 햅번 등이 꼽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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