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가는 곳에 실과 바늘처럼 커피는 항상 따라 다닌다.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지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하루에 서너 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다.
우리보다 커피를 먼저 소비한 서양의 사례로 예상하건대,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확산되면 되었지 줄어 들지는 않을 듯 하다.
나를 포함해 우리나라 대부분의 커피 애호가들은 믹스 커피로 더 잘 알려진 인스턴트 커피로 처음 커피를 접했을 것이다.
▲ 사진제공=구대회 커피테이너(커피꼬모 대표)
그 동안 믹스 커피는 간편함과 특유의 중독성 있는 단맛 때문에 가정과 직장 그리고 야외 활동 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많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다 마시고 난 후에 느껴지는 믹스 커피의 텁텁함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은 텁텁함이 없는 깔끔한 원두 커피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위기 의식을 느낀 국내 커피 회사들은 최근 들어 원두 커피에 버금가는 깔끔하고 구수한 커피 맛을 내는 새로운 인스턴트 커피 제품을 앞 다퉈 내 놓고 있다.
경제학 용어 중에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이란 것이 있다. 단어 의미 그대로 아래쪽 방향으로 경직되어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용어를 커피 맛을 설명할 때 응용하고는 하는데, 입맛의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이 그 예다.
즉 한 번 높아진 입맛은 여간 해서는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의미로, 텁텁함이 없고 깔끔한 원두 커피 맛을 본 이후로는 입맛의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 때문에 원두 커피를 계속해서 찾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커피 생두는 거의 전량 아프리카와 중·남미 그리고 아시아 등 해외 커피 산지에서 수입된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해외에서 수입된 생두는 10만 200톤에 이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량이었으나, 강릉과 제주도의 일부 농가에서 커피나무를 경작하면서 전량이란 단어를 쓸 수 없게 되었다.
국내에서 경작되는 커피나무의 경우, 노지에서는 냉해와 서리 등의 피해로 커피의 생육조건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에서 재배된다.
커피 농가의 연간 수확량도 한 농가 당 200kg~1,000kg 정도로 아직까지는 그 양이 미미하다. 그 때문인지 커피 농가로부터 개인의 생두 구매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나 또한 생두 구매를 위해 몇몇 커피 농가에 문의를 했으나, 번번히 안 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커피 농가에서는 대개 부속 까페가 있어 수확한 생두를 볶아 원두로 팔거나 농장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커피는 씨앗을 땅에 심은 지 3~4년이 지나면 첫 열매를 맺는다. 수명은 보통 15~2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즉 커피나무는 일생 동안 약 15번 정도 수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커피나무는 기후와 토양 그리고 품종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한 해에 평균 1파운드(453g)의 생두를 생산한다. 일생 동안 커피나무 한 그루가 생산하는 생두량이 15파운드(약 6.8kg)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볶지 않은 커피콩을 생두라 하며, 볶은 생두를 편의상 원두라고 한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할 때, 스파웃이 하나인 포터필터의 경우 약 7~8g의 원두가 필요하다.
즉 원두 커피를 하루에 세 잔 마시는 사람의 경우 약 24g의 원두를 소비하는 셈이다. 이를 연간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약 8.8kg이 나온다.
생두는 로스팅 과정 중에 약 13~15%의 수분 손실이 발생한다. 한 사람이 연간 8.8kg의 원두를 소비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10.4kg의 생두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매일 커피를 하루에 세 잔 마시는 사람의 커피를 충당하기 위해 적어도 스물 세 그루의 커피나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어느 커피 농가에서 일 년에 약 500kg의 생두를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껏해야 48명이 일 년 간 마실 수 있는 양에 불과한 것이다.
왜 커피 농가에서 생두를 판매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당신은 한 해 몇 그루의 커피 나무를 필요로 하는가?
※ 커피나무 계산기 = (하루에 마시는 커피 잔 수) ⅹ 7.65
본인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 잔 수를 위 식에 대입하면 자신을 위해 한 해에 몇 그루의 커피나무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재미로 한 번 해보자. 7.65는 편의 상 내가 만든 커피나무 지수다.
※ 커피나무 계산기 = (하루에 마시는 커피 잔 수) ⅹ 7.65
본인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 잔 수를 위 식에 대입하면 자신을 위해 한 해에 몇 그루의 커피나무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재미로 한 번 해보자. 7.65는 편의 상 내가 만든 커피나무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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