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별오해’
남자가 남자라고 외치는데 믿기지가 않았다. 지난 3월 17일 여자같은 남자가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성별오해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안녕하세요’에서는 여자로 오해받는 22살 이태관 씨가 출연해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했다. 남자가 자신이 남자라고 외치는 그의 목소리가 아이러니 했던 것은 그의 외모와 목소리 때문.
이날 이태관 씨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연한 얼굴 선 등이 여자의 외모를 연상시키는 듯한 외모였다. 게다가 목소리를 들은 출연진과 시청자들은 더욱 경악했다.
그의 고충은 생각보다 깊었다. 이태관 씨는 “사람들이 자신을 여자로 착각해 목욕탕에 가면 자연스레 여탕 옷을 주고,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다니면 여자끼리 뭐하는 짓이냐며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며 결국 여자친구와도 결별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의 외목와 목소리로 인한 오해는 사회생활에서도 이어졌다. 이 씨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한 여성 취객이 (내가) 여자인 줄 알고 가슴을 만지기도 했고, 1년간 함께 일한 주방 이모도 바지 벗을 때까지는 안 믿는다고 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이 씨는 “호프집 손님들이 내 성별을 놓고 돈 내기까지 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도 했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남자인 이 씨가 남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아 꾸준히 호르몬을 맞았고, 담배도 피워봤지만 외모와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나는 남자니까 그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에 게스트로 출연한 밴드 씨엔블루 정용화는 “여기 나온 것만으로도 진정한 남자다”라고 격려했다.
그간 ‘안녕하세요’에서는 외모가 거칠어 범죄자로 오해를 받는 남성이나 동안 얼굴 때문에 난감하다는 남성, 남성처럼 보여 괴롭다는 여성은 있었지만, 여자로 오해받은 남자는 몇 없었다.
지난해 12월 23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서 여자같은 외모의 남자 출연자가 출연해 “여자보다 더 예쁘게 생겨 애인이 없다”며 “심지어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당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여자 같은 외모를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한다며 “육군 병장 출신의 씩씩한 남자다. 올 크리스마스 따뜻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안녕하세요’ 성별오해 사연의 주인공 여자 같은 남자 이 씨는 총 127표를 얻었지만 1승 달성에 실패했다.
<사진=KBS2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