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는 식당의 족보이며 브랜드 가치 제고의 견인차

▲ 제공=월간 외식경영
시놉시스는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 등 주로 서사물의 제작 현장에서 사용한다. 시놉시스는 극의 내용과 핵심을 간단하게 요약한 내용이다. 즉 제작의도, 주제, 등장인물, 구성 방법, 줄거리 등을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다.


작가나 연출자가 작품을 완성하려면 여러 이해 관계자를 만나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일단 제작비를 마련하려면 투자자에게 작품 내용을 이해시키고 돈을 받아내야 한다.


투자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하려면 웬만큼 설득해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가급적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작품의 핵심을 설명해야 한다. 바로 이때 동원되는 것이 시놉시스다.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도 마찬가지. 또한 음악 미술 소품 등 제작에 필요한 스태프들 모두와 첫 접촉할 때도 시놉시스는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필수품이다. 그런데 이 시놉시스가 우리 식당에서도 필요할까?
◇ 시놉시스, 식당 진면목 고객에게 알리려 진솔하게 정리한 것
기업도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이 필요하다. 주주나 소비자, 또는 정부나 타사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크고 작은 대부분의 기업체도 나름대로의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이름을 시놉시스라 부르지 않을 뿐이다. 이런 콘텐츠는 대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도 간략하게 자사의 현황과 좋은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매뉴얼 형태로 다듬어졌다.


이 매뉴얼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으로 실현되기도 하고 사석에서 간단하게 소통할 때 소재가 되기도 한다.


식당도 분명 기업이다. 일반 기업은 소비자와의 접촉이 대체로 간접적이다. 하지만 식당은 바로 고객과 대면한다.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접촉한다. 그래서 소통과 관련, 일반 기업체보다 오히려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식당의 현황과 이미지를 알려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식당이 고객에게 노출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부정적 이미지나 왜곡된 사실이 고객에게 전달될 수도 있다. 또한 식당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고객도 많다.


이들에게 우리 식당의 정확하고 바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좋은 음식만 제공하려는 주인의 진정성과 맛있게 조리한 메뉴들을 손님들에게 알려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좋은 음식을 만들어도 먹어줄 사람이 전혀 모르고 있으면 식당은 존재 의미가 없다.

◇ 각종 매체 홍보 자료와 식당 정체성의 준거로 활용
최근 들어 인터넷과 SNS의 발달에 따라 외식업소도 차츰 고객과의 간접 접촉면이 넓어지고 있다. 식당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온당한 진면목을 온라인 공간에서 펼쳐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지도나 점포 소개란에 당당하게 자신의 업소를 홍보할 수 있다. 방송이나 인쇄 매체에 어필하는 식당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신의 점포에 대해 요약 정리한 시놉시스다.


시놉시스는 이런 실용성도 풍부하지만 정신적 상징성이 크다. 업주의 경영방침이나 운영철학이 녹아있고 해당 업소의 존재 이유나 정당성을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국가에 헌법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국가의 정체성이나 성격을 정리한 것이 헌법이라면 업소의 정체성을 정리한 것이 시놉시스다.


따라서 점포가 위기에 처할때는 중심을 잡아주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정신적 방향키 구실을 해주는 것이다. 이는 가풍이 정리된 집안의 자제들이 양질의 가정교육을 받고 걸출한 인물로 성장한느 것과 비견된다.


즉, 시놉시는 대외적으로는 홍보물의 근간이 되고 대내적으로는 점포의 기둥이자 나침반 구실을 해준다.


◇ 기본정보와 함께 점포 내력과 개성 등을 유기적으로 엮어
시놉시스는 업소의 핵심만 짧고 간결하게 정리한다. 그러나 길지 않은 글 속에 업소의 특장점과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한다. 우선 제목은 해당 업소의 개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이어서 간략하게 업소의 역사를 요약, 정리한다. 본문에서는 업소의 위치, 휴무일, 영업시간 등 기본적인 정보 외에 업주의 창업정신, 경영철학을 짐작할 수 있도록 녹여 넣는다.


그 업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메뉴나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들어간다. 여기에는 주요 메뉴의 특징이나 가격, 특이한 메뉴일 경우에는 식재료나 조리법에 얽힌 이야기도 맛깔나게 소개한다.


상호 또는 업주의 창업과 관련한 인상적인 이야기 거리가 있을 경우, 이것도 스토리텔링화 한다. 이는 업소의 개성을 독자나 고객에게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독자나 고객으로 하여금 업소에 대한 흥미와 친근감을 유발시킨다.


이런 구성 요소들이 적절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그 업소의 현황과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집안 내력과 가풍을 정리한 족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