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쇼핑’이란 사전에 교육받은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가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을 방문, 제품을 구매하면서 직원의 서비스 수준이나 판매기술, 매장의 분위기 등을 평가하는 일이다.

 

민유식 씨는 미스터리 쇼핑으로 유명한 1인 기업 ‘FRMS’의 대표다. 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국내에서 출간하고자 했던 책이 최근 결실을 맺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책 제목은 ‘장사 잘하는 집’. 저자는 일본에 미스터리 쇼핑을 도입하고 확산시킨 혼다 마사카츠 씨다.

◇ 일본서 첫눈에 반한 책, 한국어판 출판 결심
2010년 일본에 업무 차 방문했던 민유식 대표는 우연히 이 책자를 접하고 무척 흥분했다. 소매업 매장의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고객 중심이었으며, 문제 해결 방법 또한 흥미롭고 신선했기 때문이다. 이를 국내 외식업체나 소상공업 점포에 적용하면 큰 효과를 볼 것으로 판단하고 한국어판 출판을 결심했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그 후 몇 차례 저자를 만나 설득한 끝에 저자로부터 한국어판 출판을 승낙 받았다. 이 책의 무엇이 그토록 민 대표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책은 서비스 소매 업소에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높이는 비결 50가지를 소개한다.

 

그 비결들은 저자가 직접 컨설팅 과정에서 겪었던 사례에서 추출한 것들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소점포 경영서들은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설명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매우 구체적이다.

 

즉 이론서인 교과서가 아닌 야무진 참고서였던 것이다.


예를 들면 챕터 2의 17번 항목은 ‘고객의 마음에 오래 남을 말 한 마디를 준비할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이나 개념이 아니라 이처럼 현장에서 실무자들이 누구나 쉽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저자는 무려 전 세계 13개국 최고급 매장을 둘러보고 3만개 이상의 매장을 진단한 바 있다. 이 책은 그런 경험과 진단의 결과물이자 농축된 결론이다.


◇ 저자 혼다 마사카츠, ‘고객의 눈으로 해법의 실마리 찾아야’
민 대표가 그랬듯, 이 책의 저자 ‘혼다 마사카츠’는 일본에 처음 미스터리 쇼핑을 도입하고 접목시킨 장본인이다. 혼다 씨는 18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했다. 약관의 나이에 무역회사를 경영하던 중 미스터리 쇼핑 기법을 발견했다. 스스로 좀 더 연구와 보완을 한 뒤 일본에 전파시켰다.


혼다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의 출간 동기를 내비쳤다.
‘고객의 입장에서 좋은 서비스와 나쁜 서비스는 아주 작은 것에서 갈립니다. 또한 그만큼 개선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파는 사람이나 매장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눈으로 그것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서비스의 질 차이가 좋은 점포과 나쁜 점포를 가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는 당사자인 점주나 점포 종사자는 인지하기 힘들다고 한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저자가 디테일한 개선 방안을 한 수 가르쳐주고자 이 책을 낸 것이다.

 

따라서 대고객 서비스 가중치가 높은 접객 업종 종사자에겐 이 책을 통해 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단초를 얻을 수 있다.


◇ 고객관리와 직원관리에 유용한 팁 제공
1990년대 우리나라 기업들은 일본과 미국 기업의 높은 생산성을 배우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 생산부문에서의 불량률 제로 운동이나 품질 향상 운동을 비롯해, 전 부문에서 전사적 개선과 개혁 활동이 유행병처럼 번졌다. 그때 기업들이 고객의 위상에도 눈을 돌렸다.

 

‘고객 만족’, ‘고객감동 경영’이라는 말도 전국민적 유행어가 되었다. 이후 웬만한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고객중심 경영 기조가 정착되었다.


그러나 외식업 종사자나 소규모 소매업자들은 아직도 고객의 위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더러 업주가 고객중시의 필요성을 인식했더라도 직원 교육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이런 소규모 점포 경영주에게 매장관리는 물론, 직원관리와 고객관리에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특히 책의 권말부록을 통해 스스로 자기 점포의 고객응대 서비스 상태를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외식업소들이 미스터리 쇼핑 컨설팅을 통해 점검을 받았다고 한다. 그 결과 경주의 한정식 <요석궁>과 프랜차이즈 퓨전 선술집인 <와라와라>가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고 귀띔했다.

 

이들 업소에서는 그만큼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에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그것은 동시에 이 책이 지향하는 점포의 모습을 갖추려 노력한다는 의미다.


음식칼럼니스트 유지상 씨는 추천사를 통해 ‘대박식당을 꿈꾸는 음식점 창업 준비자라면 지갑처럼 항상 곁에 두고 밑줄을 쫙쫙 그어가며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했다. 식당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진단해 해법까지 찾아주는 책이라는 것이다.

◇ 투자 여력 있거든 인테리어보다 사람이 먼저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장사가 안 되면 별 생각 없이 먼저 인테리어부터 고치거나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테리어를 멋지게 꾸며도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이 책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어도 되고 어느 부분부터 읽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다만 챕터 6의 ‘잘 되는 직원, 잘 되는 팀워크가 매장을 살린다’ 부분은 누구든 꼭 필독할 것을 권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이자 우리나라 식당들에게 긴요한 내용들이라는 것이다.


민 대표는 고객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업소일수록 경영 실적도 높다고 한다. 또한 고객을 경영의 중심에 놓으려면 역시 오너의 깨어있는 의식과 지속적 관심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상생’을 강조했다. 점포와 고객, 업주와 직원, 업소와 컨설턴트, 이들 관계가 서로를 살리려 할 때 진정한 지상 천국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미스터리 쇼핑을 이 땅에 전도하는 민유식 대표에게 ‘장사 잘하는 집’은 소중한 복음서다. 그는 오늘도 많은 식당과 소상공인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