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가 시공한 현대차 양재동 사옥 전경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원·달러 환율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 세부적으로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자동차 산업의 매출액이 4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인 현대차 또한 이번 환율 급락으로 인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사업계획서상 예상 환율을 보수적으로 1050원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예상보다 40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예측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1조6000억원 가량의 현대차 매출이 환율 덕분에 사라지게 된다.
심지어 일각에서 환율이 세자릿수로 내려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평까지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환율 복병이라는 우려를 만난 현대차, 정말 괜찮을까?
◇ 전문가들, “환율영향에도 선방할 것”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지난 2분기 실적은 선방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절상으로 인해 2분기 수익성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하겠지만 양호한 글로벌 판매 등으로 선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23조51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할 것이며, 영업이익은 2조2048억원으로 8.4%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절상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나 제네시스, LF소나타 등 신차효과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의 상승, 기말환율하락에 따른 판매보증 충당금 환입효과 등이 완충 요인으로 작용해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29만원으로 기존대비 4.9% 하향한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분기 매출은 23조6460억원, 영업이익은 2조1681억원을 기록, 기존 예상 대비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성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의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이 기대보다는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신차 모멘텀이 하반기 주가 모멘텀”
환율이 현대차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신차 모멘텀이 이를 상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실적이 7월부터는 다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3분기 노조협상만 무파업으로 잘 마무리된다면 국내공장 출하는 190만대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며,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LF소나타와 제네시스가 판매되면서 환율 하락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환율 1010원이 무너졌지만 3분기에는 환율 하락세가 진정되고 노조와의 원만한 합의가 예상되기 때문에 7~8월에는 현대차를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실 2분기의 경우 LF소나타가 국내에서만 판매됐고, 미국에서는 6월 한달만 판매돼 신차효과에 대한 수혜가 크지 않았다”며 “하지만 3분기부터는 LF소나타가 국내와 미국에서 분기 내내 판매되고, 신형 제네시스도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에 신차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형 제네시스가 5월부터 미국에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지난 5월에만 2071대가 팔린 점은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한 모멘텀으로 판단한다”면서 “미국에서 이번에 가격을 거의 올리지 못한 LF소나타와는 달리 신형 제네시스는 기존 3만5200달러에서 3만8000달러로 가격을 크게 올렸고, 인센티브도 기존 3500달러수준에서 500~1000달러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제 가격 인상 효과는 15%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판매대수도 월 평균 1000대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 2000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러한 판매 추이가 6월에도 이어지는 것이 확인된다면 주가에 강한 상승 모멘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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