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남자 중 한 명인 이탈리아 출신 ‘알렉산드로 스쿠아르치’가 지난 10월 17일 서울패션위크를 찾았다. 평소 친분 있었던 권문수 디자이너를 응원하기 위해 2015 S/S 패션위크를 찾은 것이다.



알렉산드로 스쿠아르치는 지난 2013년 샤토리얼리스트의 스콧 슈만이 세계적으로 옷 잘 입는 25인을 초대하는 패션계 거물 행사 ‘lunch for 25’에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이탈리아 밀라노, 피렌체, 볼로냐 등에 쇼룸을 운영하며 직접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디렉팅한 ‘Fortels’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자신의 브랜드 ‘AS65’를 런칭해 자신의 패션관을 세계무대로 본격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에 열릴 권문수 디자이너의 ‘MUNSOO KWON' S/S 컬렉션을 앞두고 오전 10시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그를 만났다. 최근 알렉산드로 스쿠아르치의 스트릿패션이 담긴 사진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남성 팬들을 거닐고 있는 그답게 특유의 클래식한 수트룩으로 주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세 번째 찾은 서울패션위크, 권문수 디자이너와의 인연



Q. 한국에는 자주 오는지,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나?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게 됐다. 서울패션위크를 찾은 지 이번이 세 번 째다.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늘 프레시하고 에너지 가득한 역동적인 느낌을 받는다.



Q. 이번 2015 S/S 패션위크를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새로운 신진 디자이너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울패션위크는 언제나 새롭고 가능성이 많은 신진 디자이너들이 많다. 모든 게 새롭다. 브랜드도 디자이너도. 늘 신선해서 자극을 받는다.



Q. 좋아하는 한국 디자이너가 있나?


개인적으로 권문수 디자이너를 좋아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매년 1월과 6월 세계 최대 남성복 축제 ‘피티 이마지네 워모(Pitti Imagine Uomo)’가 열린다. 전 세계 10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형 패션 이벤트다. 이곳에서 세계 각국의 떠오르는 신예 ‘더 레이티스트 패션 버즈(The Latest Fashion Buzz)’에 선정된 11명 중 눈에 띄는 권문수 디자이너를 만났다. 그는 사실적이면서도 새롭고 신선하고 정확하다. 요즈음의 젊은 세대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꿰뚫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한 점에서 지난해 그의 컬렉션을 보며 굉장히 감명을 깊게 받았다.



Q. K패션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해부터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한 결과 한국의 패션은 젊다는 것을 느꼈다. 디자이너나 브랜드 모두 역사가 오래되지 않고 나이가 어린 디자이너들이 많다. 그 말은 즉 발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한 신선하고 젊은 디자이너들이 추후 한국 패션의 에너지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국내 당신의 팬들이 많다. 알고 있나?


지난해 한국을 처음 찾았을 때 나를 알아봐 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우,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영광이다.



Q. 평소 지향하는 스타일이 있다면? 오늘의 스타일링 콘셉트는?


클래식? 일을 할 때는 늘 재킷과 셔츠, 팬츠 같은 수트룩을 즐겨 입는다. 주말에는 재킷을 벗고 스니커즈를 신고 한결 편하게 연출하는 편이다. 특히 화이트 팬츠를 즐겨 입는다. 그냥 좋다.



Q. 클래식하면서도 빈티지한 레이어링이 돋보인다. 가장 아끼는 빈티지 패션 아이템이 있나?


쇼핑을 즐겨한다. 세계 어디에서든 쇼핑을 하게 되면 빈티지하고 클래식한 아이템을 수집한다. (자신의 핸드폰 속 사진을 보여주며)그 중에서도 로스앤젤레스의 빈티지 마켓에서 구입한 이 밀리터리 카키 셔츠가 가장 맘에 든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이탈리아 중부 지방에서는 밀리터리룩이 트렌드다. 누구나 하나쯤은 꼭 밀리터리 아이템을 갖고 있다. 구입한 지 10년도 넘었지만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다.



Q. 국내에서도 중년 남성들의 워너비 패션 피플로 꼽힌다. 한국 남성들에게 스타일링 TIP을 제안한다면?


트렌드를 무조건 따라하지 말고 자신의 몸에 맞게 입길 바란다. 2015 S/S 트렌드를 내게 묻곤 한다. 하지만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트렌드를 내가 알 수는 없다. 게다가 지금은 새로운 트렌드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미지에 적합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세련된 핏을 연출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이다.



▶ 자신의 브랜드 'AS65' 런칭 공개, 깨알 홍보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Q. 알렉산드로 스쿠아르치에게 패션이란?


패션 업계에 종사한지 벌써 30여년이다. 옷은 룩을 연출하는 게 아닌 삶의 일부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한다. 얼마 전에 내 생년월일과 이름을 딴 나만의 브랜드 ‘AS65’를 런칭했다. 겨울을 맞아 파카와 퍼 제품 등이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 될 것이다. 한국 팬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한국 팬들에게 내 브랜드에 관한 것, 패션에 관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은 게 정말 많다.



Q. 앞으로의 일정 및 계획은?


바쁘다. 내 몸만한 큰 커리어를 끌고 다니며 세계 투어를 다녀야 한다. 한창 패션위크 기간이라 어제 한국에 도착했지만 권문수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참석한 뒤 아마 오래 있지 못하고 프랑스 파리로 떠나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두 달간 파리를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등을 돌아볼 생각이다.



‘자신에게 패션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진지하게 자신의 패션관을 털어 놓은 알렉산드로 스쿠아르치. 그의 패션을 향한 자신감과 열정은 대단했다. 시종일관 편안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물씬 풍긴 그는 가장 좋아하는 빈티지 밀리터리 셔츠를 자랑하며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자신의 브랜드 ‘AS65’를 런칭한 이탈리아의 멋진 남자 알렉산드로 스쿠아르치는 자신의 삶과 같은 옷을 선보이기 위해 세계 각국을 거치는 패션 여정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나이와 국경을 초월하는 그의 뜨거운 도전 정신과 열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남자라면 그 처럼.



<사진=젤리몬즈 스튜디오(www.jelliemonzstu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