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서모씨(34)는 1년여 전부터 얼굴 한쪽이 씰룩거리는 증상 때문에 한방치료를 받다 최근에 그 증상이 심해져 얼굴 일부분의 감각까지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은 케이스다. 안면마비까지 진행된 상태여서 병원에서는 시술을 권했고 결국 미세혈관감압술을 받기로 했다. 서씨는 단순한 틱현상으로 생각하고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한방치료를 선택한 것이 병을 더 키운 것 같다며 후회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2009~2013년) 동안의 자료에 의하면 안면신경장애(G51, Facial nerve disorders)로 병원을 찾은 이가 지난 2009년 약 5만7000명에서 지난해 7만명으로 5년새 약 1만4000명으로 24. 2% 증가했다.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 환자수가 많지만 40대 미만 연령층에서는 남성 환자의 수가 더 많았다. 강남베드로병원이 최근 2년간 내원한 환자 96명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40세 이상 중·장년층 환자는 75%에서 69%로 감소한 반면 40세 미만의 젊은 층에서는 환자가 25% 에서 3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면경련의 발병 원인과 무관치 않다. 40대 미만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압박감,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에 더 많이 노출돼 상대적으로 환자수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치료시기 놓치면 안면마비도
안면신경장애란 사람의 머릿속 12가지의 뇌신경 중 눈, 입 등 얼굴근육의 움직임과 미각 분비기능 등을 담당하는 7번째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자극이나 손상을 유발하는 감염, 부상, 종양 등으로 인해 압박 받거나 손상돼 발병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면부위에 경련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한쪽 안면 부위가 일그러지는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눈 밑이 파르르 떨리거나 입 꼬리가 움찔거리며 따라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며 눈이 감기지 않거나 눈물이 나지 않아 건조함을 느끼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눈과 입 떨림이 계속 발생하면 심할 경우 얼굴이 일그러져 대인기피증이 생기거나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수면 중에도 나타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 긴장한 상황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안면경련 시에는 눈 밑 떨림 등과 같은 증상을 일시적이고 간헐적인 증상으로 치부해 계속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다른 질환과 혼동해 효과 없는 치료에 매달리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흔히 나타나는 비슷한 질환으로는 안면마비, 안검경련(눈꺼풀 떨림증), 틱장애 등이 있다. 안면경련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심각한 안면마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면경련증은 뇌졸중에 의한 안면마비와는 달리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므로 제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수면·마사지로 예방
안면경련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약물요법, 보톡스 주사요법, 미세혈관감압술 3가지다. 약물과 주사요법은 엄밀히 말해 증상완화가 목적이며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치료법은 미세혈관감압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뇌수술을 해야 하는 안면경련 치료를 망설이게 된다. 따라서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안면신경근 부위를 압박하고 있는 뇌혈관을 안면신경근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수술이다. 인체에 무해한 수술용 스펀지로 뇌혈관과 안면신경근 사이의 자극을 없애는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을 받고 나면 안면경련증상은 말끔히 사라진다.
안면신경장애는 정신적 고통과 함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안면신경장애의 주된 원인은 면역력 저하를 꼽을 수 있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하루 2시간 정도의 수영이나 달리기, 자전거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으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안면근육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도 도움이 된다. 윙크하기,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등이 좋은 안면근육 운동이다.
시간 날 때마다 반복적으로 얼굴 곳곳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줘도 비슷한 효과를 보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에는 눈의 피로가 극대화되고 얼굴근육이 경직된 상태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눈 주위를 마사지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면신경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경전달물질의 재료가 되는 수용성 유기화합물의 일종인 콜린이 많이 함유된 계란, 두부, 동물의 간 등을 규칙적으로 먹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안면경련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연령대가 높은 경우 회복이 불안정하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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