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한 자동차브랜드 모델 광고 중에 이런 카피가 있었다. ‘소리 없이 강하다’. 당시 이 카피를 쓴 브랜드 모델은 국내에서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 내며, 그 자동차회사를 대표하는 모델로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제 그 카피를 넘겨줄 시기가 온 것 같다. 바로 새롭게 돌아온 토요타의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에게로 말이다.

지난 11월18일 한국토요타가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를 출시하며 제주도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제주공항에 도착해 만난 ‘2015 올 뉴 캠리’는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두 모델이었다.


2000여개의 부품을 새롭게 적용한 올 뉴 캠리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임에도 외관은 완전 새로운 모습이었다. 더욱 세련되고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4세대 모델인 아발론에서 시작된 대형 그릴 모양의 범퍼가 올 뉴 캠리에도 적용됐다는 정도였다.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기존 캠리와는 달랐다. 흡사 토요타의 코롤라와 비슷했다. 또한 측면라인과 후면을 매끈하고 입체적으로 디자인해 전체적으로 날렵해진 모습이면서도 대형차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현장에 있는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고급차브랜드 렉서스의 느낌이 난다는 말도 나왔다.

반면 내부는 기존 캠리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앙조작부분(센터페시아)은 공조기, LCD 터치스크린과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공조기 조작버튼 등이 세로로 배치됐다. 실내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했다. 토요타가 경쟁모델로 삼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 현존 최고의 정숙성

2.5 하이브리드 XLE 모델을 타고 제주공항에서 시작해 마방목지-돈내코유원지-협재해변-중문단지 등 약 60~70㎞ 구간을 달렸다. 그리고 시승코스를 역행해 2.5 가솔린 XLE 모델을 번갈아 운행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시동이 걸린 것인지 아닌지 도무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계기판의 'ON'이라는 표시를 확인한 뒤에야 시동이 걸렸음을 알 수 있었다.

도심구간을 통과해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속도를 내봤다. 운전 중 바람소리와 도로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실내는 조용했다. 토요타가 '역대 최고의 조용한 캠리'라고 강조할 만했다. 특히 시속 60㎞를 넘기 어려운 시내 주행에서는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속 주행에 접어들어 시속 100㎞를 넘어서자 엔진소리가 조금 들렸다. 아마도 10㎞밖에 운행하지 않은 신차인 까닭에 엔진 적응소리가 나는 듯 했다. 시속 150㎞를 넘어서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정숙성' 하나만큼은 기자가 타본 차량 중 최고였다.

◆ 부드러운 핸들링, 더욱 안정된 주행성능

시승 도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핸들링이었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테지만, 부드러운 핸들링을 좋아하는 기자에게는 딱 맞았다. 토요타가 첨단 소재와 기술을 적용, 가볍고 고강도의 차체를 통해 핸들링을 높였다고 설명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올 뉴 캠리는 전륜과 후륜의 서스펜션을 전면 개선했다. 덕분에 기존 캠리보다 더 단단해졌다. 코너를 돌거나 가속방지턱을 넘을 때 '출렁'인다는 느낌은 거의 안 들었다. 급커브 구간에서도 쏠림 현상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만 2.5 하이브리드 XLE 모델은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달리긴 하지만 오르막 구간에서는 다소 늦은 반응을 보였다. 또한 급가속을 위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는 RPM이 한박자 늦게 올라가면서 가속이 늦게 됐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초기 민첩성과 힘이 우세해 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연비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기대 이상이었고, 가솔린 모델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언덕길, 시내주행, 고속주행 등을 번갈아가며 운전한 결과 실주행 연비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기준 표시 연비보다 다소 높은 ℓ당 21.3㎞, 가솔린 모델은 기준 표시 연비보다 다소 낮은 ℓ당 9.0㎞가 나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