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부터 본격화한 샐러드바의 대중화는 앞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적용될 전망이다. 이는 그동안 외식업 트렌드를 이끌던 육류 위주, 남성 위주의 문화가 서서히 퇴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미래에는 먹을거리 전반에 웰빙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질 것이다. 이런 현상은 남들과 다른 다양한 식재료를 찾는 욕구와 여성 주도의 외식문화가 더욱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샐러드바 도입 붐은 외식업계에 식재료와 서비스 패턴의 큰 변화를 가져오고, 발 빠른 외식 업주에게는 경쟁력을 강화할 신무기로 기능할 것이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 1990년대 도입, 생소했던 샐러드바 문화 이젠 익숙해져
샐러드바를 갖춘 식당들이 곳곳에 속속 오픈하며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대부분의 외식업 트렌드는 외국을 모방하거나 따라간 것이 많았다. 샐러드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샐러드바는 미국과 일본에서 건너 온 문화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맛보기 힘든 식재료, 외국 요리 등을 적용했다.
그래서 샐러드바 하면 고급스런 이미지와 함께 우리나라 식당에는 접목하기가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외국음식에 생소하고 샐러드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그들에게 뷔페식 샐러드바는 생소한 음식들을 모아놓은 이색음식 백화점 같은 곳이었다. 그러던 중 대기업이 자사 피자전문점을 통해 1990년대쯤부터 도입하면서 샐러드바는 우리와 친숙해졌다.
최근에는 주택가의 작은 고깃집, 샤브샤브 전문점 같은 곳까지 깊숙하게 파고드는 추세다.
이젠 샐러드바를 갖춘 식당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는 샐러드바가 있는 식당이라고 해서 어색하거나 생소한 음식을 취급하는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다.
◇ 결핍의 기억과 건강식 수요 증가가 샐러드바 확산의 배경
소비자는 건강에 좋은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먹고자 한다. 물론 육류도 선호하지만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더욱 원한다. 기왕이면 다양한 채소와 함께 식사하기를 바라는 게 요즘 트렌드다.
일반 식당보다 샐러드바 형태의 뷔페식일 경우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에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우리 식문화에는 아직도 전쟁과 허기의 역사 흔적이 남아있다. 그래서 풍성하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의 선호도가 높다.
음식에 대한 욕망이 강한 사람에게 마음껏 먹게 한다는 건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다. 물론 샐러드바에 차린 모든 음식이 내 접시에 올라오진 않는다. 그러나 온갖 음식을 푸짐하게 차린 샐러드바가 있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심리적 만족도가 올라간다.
여기에 요즘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여성들의 소비 패턴도 한몫한다. 기왕이면 같은 값을 지불하고 남의 눈치 보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여유 있게 건강한 식재료를 맛보고 싶어한다. 여성들은 대부분 외식 메뉴 결정권을 쥐고 있다.
게다가 다이어트나 피부미용에 좋은 샐러드는 많이 먹고 싶어 하나 자주 손질해서 해먹기는 귀찮고 번거롭다고 여긴다. 이런 도시 여성들에게 건강과 맛,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해결해줄 이정도 만족도 높은 공간은 다시없다.
◇ 셀프 서비스로 줄어든 일손만큼 인건비도 절감
외식업 업주에게는 샐러드바가 치솟는 식재료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된다. 배식이 뷔페 형태, 샐러드바 형태여서 더 많은 양이 소비될 것 같지만 이용 방법과 메뉴 선택을 잘한다면 오히려 기존 방법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예를 들면 고깃집 손님상에 올라가는 상추나 깻잎 같은 쌈채소를 샐러드바에 배치했을 경우, 손님이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는 양만 직접 가져다 먹게 된다.
고깃집 기본찬인 파채 무침, 장아찌, 김치도 마찬가지다. 각자 먹고 싶은 것만 직접 가져다 먹는다면 무조건 기본적으로 한상차림한 뒤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식재료 로스율이 높지 않다.
기존의 무조건적 한상차림에서도 어차피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는 게 식당에 찾아온 손님들이다. 그들은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의 반찬처럼 그릇마다 담아낸 반찬을 알뜰하게 먹지 않는다. 그저 먹고 싶은 반찬만 양껏 먹을 뿐인 것이다.
서빙에 필요한 인원도 합리적으로 재배치하거나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인건비 부담도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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