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던 후강퉁이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났다. 홍콩시장을 통해 상하이A주를 매매할 수 있도록 전세계의 개인 및 기관투자자에게 시장을 개방한 후강퉁 제도. 하지만 투자한도가 총액 3000억위안(한화 약 54조원)으로 상하이A주시장의 1.5%에 불과하고 일일 한도도 130억위안(한화 약 2조3000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그래서 후강퉁이 시행되기 전까지의 분위기는 매일 일일 한도가 소진되며 한달 정도면(거래일 기준 23일) 총액한도가 다 소진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후강퉁 시행 첫날인 지난 11월17일 130억위안이 소진되었을 뿐 그 이후에는 단 한차례도 한도소진이 없었고 일일 한도의 30%도 채우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후강퉁 시행 이후 16거래일이 지난 8일 기준 총한도의 20%정도만 소진된 상황이다.
외국인의 시장참여가 당초 예상보다는 부진한 모습이지만 중국 상하이증시의 분위기는 매우 뜨겁다. 후강퉁 시행일(11월17일) 당시 2474포인트였던 것이 12월8일 302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상승률이 22%다. 상하이증시가 3000포인트를 회복한 것은 3년8개월만이다.
이 기간 동안 상하이종합지수의 상승을 견인한 대표적인 업종은 금융이다. 금융업종은 51.3% 상승했다. 은행, 증권, 보험 등이 전반적으로 강세일변도였으며 특히 증권업종은 거래정지 종목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표증권회사인 중신증권은 4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재 중국증시의 강세는 세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밸류에이션이다. 현재 중국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 5년 평균에 비해 15%정도 저평가돼 있다. 둘째는 정책적인 측면으로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셋째는 수급측면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예금과 부동산 그리고 WMP(wealth management products)에 집중됐던 개인자금이 정책기대감과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다. 즉 기대했던 외국인의 러시는 없지만 중국본토의 개인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증시의 강세, 특히 증권주의 강세에 대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상승에 대한 과열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강퉁 오픈 이후 중국증시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고 향후 상하이시장의 투자한도 확대 및 선전시장의 개방가능성 등으로 증권주의 실적 개선기대감이 높다는 점도 반영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에 빠져 있지 말고 지금은 기회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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