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검거된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용의자 정형근이 지난 29일 밤 서울 중구 중부경찰서에서 인천남동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가방 속 시신' 사건의 용의자 정형근(55)이 범행 열흘만인 지난 29일 오후 7시쯤 서울 중구 을지로5가 훈련원공원에서 노숙자와 술을 마시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이날 검거 현장 인근 편의점에서 정씨가 카드를 사용한 정황을 확인하고 주변을 수색하던 중 훈련원공원 앞에서 노숙자와 술을 마시고 있는 정씨를 발견했다. 정씨는 초면의 노숙자들이 술을 마시자 하자 자신의 카드로 술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씨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은 200원 뿐이었다.


인천남동경찰서로 압송된 정씨는 피해자 전모(71)씨를 왜 죽였고 사체를 가방에 넣은 이유에 "모르겠다", "무서워서 그랬다"고 답했다.

또 검거 전 술을 마신 이유와 현재 심경, 피해자 전씨와 친했냐고 묻는 질문에 "괴로워서 마셨다", "죽을 죄를 지었다", "평소 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머리에 둔기를 맞고 흉기에 목과 옆구리 등을 수차례 찔려 숨진 채 여행용 가방 속에 담겨져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앞 길가에 버려진 피해자 전모(71·여)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정씨를 특정,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해왔다.


정씨는 A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하루전인 지난 21일 오후 4시께 인천 부평구의 한 시장에서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과 시신을 유기한 뒤 장갑을 골목에 버리는 장면 등이 폐쇄회로(CC)TV화면에 찍혔다.

또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인근 CCTV 화면에서 정씨가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과 시신을 유기한 뒤 장갑을 골목에 버리는 장면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