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복제약 /사진=머니투데이DB


유한양행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제약업계 매출 1조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의약품 리베이트 영업 논란이 불거진 해에 이룬 결실이어서 제약업계에선 뜻깊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반면 일부 대형 제약사들은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약업계 소득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작년 12월19일 기준 매출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초까지 1조1000억원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몇 년간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개발한 신약의 국내 판권을 따내 외형을 확대하는 전략이 성공한 때문이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마련해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중소형 제약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안국약품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3.8% 급증한 2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79.6%늘어난 22억원을 거뒀다.

3분기까지의 누계실적으로는 매출이 1198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 대비 17.5%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92억원 규모로 80.9% 늘었다. 같은 기간 제일약품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4.8% 늘어난 3839억원을 나타냈고 영업이익은 151.8% 증가한 71억원을 올렸다. 이밖에 한독과 동화약품의 영업이익은 각각 71억원, 60억원을 나타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52.2% 상승했다.


지난해 함박웃음을 지은 제약사들의 올해 실적은 더욱 긍정적이다.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개량신약과 고령화 사회에 수요가 커지는 고혈압·당뇨치료제 등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한 영향이다.

이중 안국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공통 판촉 계약을 체결해 작년 3분기 약 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원제약 역시 '에스원엠프', '세비카 개량신약', '올로비카정' 등 차별화된 제품 출시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일부 대형 제약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2013년 3분기 영업이익률이 241억원에 달했는데 작년 3분기엔 고작 49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수익성지표가 두 자릿수로 추락한 것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 역시 작년 3분기 기준 전년대비 24.2%, 10.2% 하락한 480억원, 457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는 지난해 초 벌어진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 세무조사 영향이 컸다. 당시 국세청은 제약세 100여곳을 대상으로 상품권 사용 내역을 조사하는 한편 제약사들에 대해 차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제약업계의 소득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리베이트 영업에 의존해 온 제약사들은 당분간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