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시장이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에 돌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른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장중 2047.13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달성했다. 코스피는 이달에만 3%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의 강세는 외국인의 순매수 유입 동향과 궤를 함께한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2조231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254억원, 1조9951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열풍은 유럽의 양적완화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 중앙은행(ECB)은 지난 1일부터 한달에 600억유로(한화 약 72조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화폐를 풀고 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는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계속 상승했다. 지난 13일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낸 달러 인덱스는 100.33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하지만 달러화 가치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자 하락세를 걷고 있다.

전날 재닛 옐런 Fed의장은 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현행 제로(0)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성명서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근접하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빠른 시일내에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며 적어도 6월 이후에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 언제까지?

달러화와 유로화가 모두 평가절하됨에 따라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은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다음 FOMC가 열리는 오는 4월29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스트래티지스트는 “국내 증시의 흐름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실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 논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다”라며 “이번 FOMC의 성명서에서 4월에는 금리 인상이 없다고 명시화 한 만큼 그 전까지는 논쟁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스트래티지스트는 올해 코스피지수는 1분기까지 박스권내에서 반등하다가 3분기 초중반 조정을 받고 이후 추세적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Fed가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실행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그는 “비둘기적이고 신중한 옐런의 Fed 성향은 금리 인상 속도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역사상 유례 없이 금리 인상이 천천히 진행되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글로벌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력 약화에 대한 중기적인 점검이 필요하겠지만 유동성 장세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코스피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아울러 1분기 국내 실적시즌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더해지며 코스피는 2분기 초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