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BC카드 본사를 방문한 가운데 김정갑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오른쪽)이 박형근 하나카드 모바일비즈 팀장에게 유권해석서를 전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 부수업무 관련 규제를 완화키로 결정함에 따라 카드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카드업계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부대업무의 네거티브 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다양한 사업방향을 모색하며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규제완화가 결정됨과 동시에 전자고지결제업 등으로 재빨리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금지업무 범위가 명확하게 구분돼지 않은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의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부수업무 규제를 대폭 완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부수업무를 실시하려는 카드사가 업무 개시 7일 전까지 금감원에 신고하면 업종과 무관하게 폭넓은 수준으로 부수 업무를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카드사의 지급결제 안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금지 업무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금지 업무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부수업무 규제방식이 기존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됨에 따라 카드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나 대출금리 모범규준과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로 인해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 이번 조치로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앞으로 신사업을 구상할 때 반경을 좀 더 넓게 가져갈 수 있는 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포지티브란 '할 수 있는 사업'을 정해놓고 해당 범주 내에 포함된 사업만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반면 네거티브는 '할 수 없는 사업'을 지정한 뒤 그 외의 사업은 기본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금융사 입장에서는 규제방식이 네거티브로 지정됐을 때 좀 더 다양한 사업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카드사는 ▲전자고지결제업, P2P송금, 에스크로, 크라우딩펀드 등 금융 관련 업종 ▲전시, 광고대행, 마케팅 등 문화, 생활 편의 관련 업종 ▲통신·차량 대리점 등 물품 판매업에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BC카드는 일찌감치 아파트 관리비 전자고지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파트관리소와 제휴를 통해 주민 관리비를 일괄 수납하고 관리비 명세내용을 문자(SMS)로 주민에게 알려주는 업무다.

다만 아직까지는 금지업무 범위가 명확하게 구분돼지 않은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본 후 신중하게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금지 업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는 것.

한 카드사 관계자는 “부수업무 관련 규제가 네거티브로 전환된 것이 카드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은 확실하다”며 “다만 금지업무 범위가 정확하게 구분지어질 때까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 역시 “금지업무 범위가 명확해진 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결정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