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여 년 전만하더라도 매년 12월이 되면 대한결핵협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여 결핵 예방 및 결핵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주곤 하였지만,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결핵은 후진국병이라는 인식과 함께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결핵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3월 26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결핵균이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퍼진 이후인 지난 5월 8일에서야 전면 휴교에 들어가게 된 것. 이는 미흡한 초동 대처로 집단 생활을 하는 학교에 또 한 번의 대형사고를 불러오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핵은 기원전 7천년 경 석기 시대의 화석에서 그 흔적이 발견된 이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 질환으로,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Robert Koch)가 결핵의 병원체인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발견하여 같은 해 3월 학회에 발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결핵은 그 정의상 결핵균에 의한 감염 때문에 발생하며, 발병 부위에 따라 전신 증상과 함께 목 부위 혹은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이 커지면서 동통이나 압통을 느낄 수 있고, 허리에 통증을 느끼며, 두통과 구토,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거 결핵을 치료할 수 없는 효과적인 약물이 없던 1950년 대까지만 하더라도 결핵 환자들은 깨끗한 공기가 있는 시골에서 요양을 하거나 혹은 감염된 폐를 강제로 허탈(폐포 내의 공기가 급격히 흡수 소화되거나 기흉 등에 의하여 폐의 넓은 범위에 걸친 팽창부전이 일어나서 호흡기능이 장해 받는 상태)시켜서 폐 속에 있는 결핵균이 공기와 접촉하지 못하게 폐쇄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던 적도 있으나, 항 결핵제가 개발된 이후부터는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스트렙토마이신(SM), 파라아미노살리신산(PAS), 아아소니아지도(INAH)와 같은 항 결핵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결핵은 완치가 가능하다.


결핵의 예방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BCG(약독화한 우형결핵균) 접종을 통해서 80% 이상에서는 예방이 가능하며, 질병관리본부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생후 4주 이내에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BCG 예방 접종법은 크게 피내 접종법과 경피 접종법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접종량을 제어할 수 없고, 시술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피 접종법보다는 정확한 양을 접종할 수 있는 피내 접종법을 권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BCG 예방 접종이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보건소 및 위탁의료기관에서는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내과전문의 최조영 원장은 “결핵 예방법의 가장 기초적인 BCG 예방 접종의 효과는 10년 이상이나 이 기간이 지나면 예방주사의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며 “꾸준한 영양 섭취 및 운동 등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려는 건강 활동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내과전문의 최조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