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파리바게뜨 매장 안. 치킨샐러드 하나를 집어든 기자가 계산대로 향했다. 늘 그래왔듯 ‘해피포인트’ 적립카드를 내밀자 직원은 “오늘로 소멸되는 포인트가 OOOO점 있다”고 알려줬다. 순간 ‘아차’ 싶었다. 그제서야 얼마 전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던 해피포인트 소멸 대란이 떠올랐다.

SPC그룹의 ‘해피포인트 대란’은 지난달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을 기점으로 지난 2013년 12월31일까지 누적된 해피포인트는 사라져 7월1일부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해피포인트 이용약관에 따르면 포인트는 ‘적립일로부터 2년 뒤 6월30일까지’만 유효하다.


포인트 소멸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부랴부랴 잔여 포인트와 사용처 확인에 나섰다. 해피포인트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조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용자가 급속도로 몰리면서 홈페이지는 다운됐고, 앱 역시 대기자 수가 2000여명을 넘어 접속이 마비됐다.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SPC측은 포인트 소멸기간을 ‘15일 연장한다’고 공지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해피포인트카드는 지난 2000년 SPC그룹이 식품업계 최초로 도입하여 생활, 문화 전반에 걸쳐 혜택을 제공해 왔다. 현재는 가입자 수가 1500만명에 달하는 '국민포인트'로 성장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크라상 등 전국 가맹점 수만 5500여개를 넘어섰고, 쇼핑몰과 다양한 외식브랜드에서도 적립과 사용이 가능하다. 한번에 고작 몇점만 적립해도 모아두면 언젠간 케이크 하나를 포인트로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기업이 정한 일정시일이 지나면 힘들게 쌓아온 포인트는 연기처럼 사라진다. 소비
자에게 포인트가 ‘꿀’이라면 기업에게 포인트는 ‘빚’이기 때문. 기업 입장에서는 포인트 유효기간을 지정해놓고 자동소멸하면 그만큼 이익이 늘어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포인트가 일정액 이상 쌓였다면 그때 바로 써야한다고 조언한다. 포인트 소멸예정 여부를 챙기고 효율적인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과연 내 지갑 속에서 사라졌거나 잠자고 있는 포인트는 얼마나 될까. 현명한 소비자라면 해피포인트 소멸 대란을 계기로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끼다 똥 된다’는 격언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