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3강시대’가 열렸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주도권 싸움에 통합으로 몸을 키운 KEB하나은행이 막 뛰어들었다.
안정적 수익과 리스크 관리가 돋보이는 신한은행, 개인고객 부문 최강자인 KB국민은행, 외환은행을 품은 ‘글로벌 메가뱅크’ KEB하나은행의 3강 구도가 형성된 것. 여기에 계좌이동제와 인터넷전문은행 이슈 등이 맞물려 하반기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KEB하나, 신한‧KB 양강 구도 흔들까
"그룹 전체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여야 한다." 지난 1일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한금융 창립14주년 기념식에서 신한은행과 카드·증권·보험사 등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저금리의 어려운 금융환경에서도 계열사 간 시너지로 리딩뱅크의 저력을 발휘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은행권 중 최대의 당기순이익(7903억원)을 올려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지켰다.
안정적 수익과 리스크 관리가 돋보이는 신한은행, 개인고객 부문 최강자인 KB국민은행, 외환은행을 품은 ‘글로벌 메가뱅크’ KEB하나은행의 3강 구도가 형성된 것. 여기에 계좌이동제와 인터넷전문은행 이슈 등이 맞물려 하반기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KEB하나, 신한‧KB 양강 구도 흔들까
"그룹 전체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여야 한다." 지난 1일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한금융 창립14주년 기념식에서 신한은행과 카드·증권·보험사 등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저금리의 어려운 금융환경에서도 계열사 간 시너지로 리딩뱅크의 저력을 발휘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은행권 중 최대의 당기순이익(7903억원)을 올려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지켰다.
함영주 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관계자들이 제막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혁신성에서도 신한은행은 한발 앞섰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은행 혁신성 평가(2차)에서 신한은행은 일반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은행 혁신성은 기술금융과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 등을 바탕으로 금융위원회에서 1·2위를 선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차 평가 때에 이어 올 상반기 2차 평가까지 ‘2연속 1위’를 수성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의 기세도 만만찮다. 올 상반기 73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정상에 바짝 다가섰다. 혁신성 평가(2차)의 경우 비록 종합 순위에서는 선두권에 오르지 못했지만 기술금융의 경우 KB국민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차 평가 때 5위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 KB국민은행의 절치부심이 엿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에서도 KB국민은행의 뒷심이 빛났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다음카카오가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파트너로 신한은행이 유력하다는 예상을 깨고 KB국민은행이 전격 합류했다. 스마트금융 최대 고객을 보유한 강점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러한 신한·KB 양강 구도로 짜여진 은행권을 뒤흔들 다크호스로 주목받는다. 규모(총자산)로는 이미 은행권 1위일 뿐만 아니라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하나은행(5606억원)과 외환은행(2313억원)을 단순 합계할 경우 1위 신한은행의 실적과 엇비슷하다.
금융권은 리딩뱅크 레이스에 합류한 KEB하나은행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통합 후 화학적 결합이 관건인데 외환은행 전 노조위원장을 행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는 등 화합에 적극 나선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실제 KEB하나은행은 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진 기존 하나은행 직원과 외환 거래에 특화된 외환은행 직원들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기업 공략에 강점이 있는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을 품고 수출입 거래가 많은 중소기업들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KB금융지주. /사진=머니위크 DB
◆10월 대전, 신상품 맞수 KEB하나은행 출범 후 ‘은행 3강 시대’의 첫 격전 무대는 ‘계좌이동제’다. 10월 시행될 계좌이동제는 명칭 그대로 주거래 예금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여기에 연계됐던 급여, 공과금 등 각종 거래도 자동적으로 옮겨주는 제도다. 자동이체가 많아 거래은행을 바꾸기 힘들었던 고객들의 ‘이동’이 예고된 것. 은행들은 ‘주거래 계좌’를 지켜 고객 이탈 방지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계좌가 빠지고 늘어나는 흐름을 보면 소비자의 불만족 여부도 드러날 것 같아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고객 기반이 약한 KEB하나은행의 경우 계좌이동제는 위기이자 기회다. 올 상반기 KEB하나은행의 보통 및 저축예금 잔액(23조6000억원)은 KB국민은행(62조2000억원), 신한은행(41조2000억원)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고객기반은 영업력 증대의 기본”이라며 취임과 동시에 ‘계좌이동제 대비상품’을 쏟아낸 이유다.
KEB하나은행이 내놓은 ‘행복노하우 주거래 우대통장’은 수시입출금 통장임에도 우대금리 혜택이 돋보인다. 연금 입금 시 금액에 상관없이 연 1.5%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고 적금 자동이체 및 하나카드 결제(월 30만원) 계좌 등록 시 0.3% 우대로 총 연 1.8%까지 이자를 준다. 급여이체, 연금이체, 카드결제, 아파트관리비, 공과금이체 중 1가지만 해도 전자금융수수료와 ATM기 타행이체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해준다. 10월부터는 통합 멤버십 제도인 하나멤버스를 통해 충성 고객 늘리기에 나선다. 은행, 카드, 증권, 캐피탈, 생명, 저축은행 등 그룹 내 전 계열사의 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하나코인)를 제공하고 이렇게 쌓인 포인트로 이자도 내고 적금도 부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신한은행. /사진=머니위크 DB
신한은행은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을 최근 업그레이드했다. 이 통장은 신한카드 결제 또는 공과금 이체 시 수수료 3종(전자금융·신한은행 인출, 타행 자동이체)을 면제해주고, 우대요건을 충족하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입출금 계좌에도 동일한 수수료 혜택을 준다. 서비스의 다양성도 눈에 띈다. 출산(육아) 휴직에 따른 일시적 급여이체 중단 때도 6개월간 급여이체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리테일 최강자인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 7월 말 ‘KB국민ONE통장’을 출시하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이 통장은 영업 18일 만에 가입자수 10만명을 돌파했다. 판매 잔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2540억원(10만4967좌), 좌당 평균잔액도 242만원에 달해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통장은 매월 공과금 이체(세금·통신·보험료 등) 또는 KB카드(신용·체크) 결제실적이 1건만 있는 경우에도 3개 수수료(전자금융타행이체·KB자동화기기 시간외출금·타행자동이체)를 무제한 면제해주고, KB국민카드 결제계좌 지정 시 추가 포인트적립 및 적금 우대금리와 대출자격을 부여해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품과 서비스의 차이는 점점 약화될 것”이라며 “결국 고객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KB국민은행의 점포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1150개로 경쟁사 중 최다 영업망을 보유 중이다. 신한은행이 930개, KEB하나은행은 970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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