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금속활자'

남북이 공동발굴을 진행한 개성 만월대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한 점이 출토됐다. 출처가 분명한 고려 금속활자 실물이 출토된 건 처음이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지난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5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 성과 브리핑'에서 지난 14일 발굴조사 중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고려 금속활자가 출토됐다고 밝혔다. 출토된 활자 크기는 가로 1.36㎝, 세로 1.3㎝, 높이 0.6㎝다. 활자는 '嫥'(전)자와 유사해 보이지만 정확히 어떤 글자인지는 향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광식 협의회 위원장은 "활자 면의 부식 상태, 글자 획의 파손 정도, 획의 가장자리 변화 차이, 먹의 잔존 상태 등을 검토한 결과 고려 금속활자로 보이며, 시기의 하한은 홍건적 침입으로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 이전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남북에 현존하는 금속활자 두 점은 발굴조사 중 출토된 게 아니다. 발굴조사 중 출토된 활자는 이번이 최초"라며 "그동안 고려 금속활자 출처가 분명하지 않아 논란이 많았는데 이번에 출토된 활자는 고려 금속활자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 금속활자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평양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 각각 한 점씩 소장돼 있다.

남북은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6개월간 만월대 서부건축군 7000㎡를 공동 발굴 조사한 결과, 금속활자를 비롯한 유물 3500여점과 19동의 건물지를 확인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는 직지이며,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직지심체요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로 인쇄한 것으로 1377년에 제작됐다. 1455년 제작된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보다 78년이나 앞섰다.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남북이 민간 차원으로 공동 진행한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실물이 발견됐다고 지난 30일 남북역사학자협의회가 밝혔다. /사진=뉴스1(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