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에 대항한 중국이 또다시 일을 냈다.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에 성공한 것이다.

IMF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유럽연합(EU)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에 이어 SDR 바스켓에 편입되는 5번째 다.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된 위안화, 기축통화 및 특별인출권은 무엇이고 위안화의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기축통화(Key Currency)가 뭐예요?

지구 상에는 237개의 국가가 존재한다. 이 국가들 대부분이 자국에서 사용하는 통화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가 내에서 통화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계산의 단위, 교환의 매개, 가치 저장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통화의 기능을 갖추었다고 해서 그 화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적으로 계산의 단위, 교환의 매개, 가치의 저장이라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화만이 국제거래에서 통용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통화 가운데 매우 한정된 몇 국가의 통화만이 국제거래에 통용되는 세계 통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바로 기축통(key currency)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무역이 확장되고 그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금으로는 필요한 무역결제나 지불준비자산을 충당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부족한 금 이외에도 미국달러를 추가적으로 국제결제 통화로 사용하게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산능력이나 국부의 관점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세계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이는 국제통화시스템이 금본위제도에서 금환본위제도(gold exchange standard)로 전환된 계기이기도 하다.
금환본위제도는 금을 국거래의 주된 지불·준비자산으로 간주하는 금본위제도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금을 주된 국제금융결제 수단으로 쓰는데 발생하는 한계점을 보완한 것이다. 즉 각국 화폐의 교환가치를 금이나 미국달러화에 고정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는 국제금융체제의 주된 통화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 무역의 결제와 각국의 주된 지불준비자산이 된 것이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특별인출권(SDR)은 뭐고 어떤 화폐가 있나요?

특별인출권(SDR)이란 1970년 발동된 국제준비통화의 한 종류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운영축인 금과 달러를 보완하기 위한 제3의 세계화폐로 간주된다. 국제 유동성의 필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금의 생산에는 한계가 있고, 달러 새로운 화폐를 찍어내지 않는 한 미국 국제수지 적자에 의해서 가능하기 때문에, 달러의 신인도를 떨어뜨린다는 딜레마를 가지게 됐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특별인출권이 생겼다.

SDR은 IMF가맹국이 규약에 정해진 일정조건에 따라 IMF로부터 국제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SDR 구성 통화들은 국제적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게 돼 해당 국가는 세 경제의 '엘리트'로 인정받게 된다.
SDR은 1969년 IMF 제22차 총회에서 가맹 106개국에 의해 승인됐으며 이후에는 16개국 통화로 줄어들었고, 1980년 9월부터 표준 바스켓방식이 이제까지의 16개국 통화에서 5개국(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통화로 축소됐다오늘날 국제통화제도의 추이를 살펴보면 금과 달러보다도 SDR이 국제통화제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사진=뉴스1(로이터)
◆SDR에 편입된 위안화,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이는 미국 달러(41.73%), 유로화(30.93%)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엔화(8.33%)와 파운드화(8.09%)의 비율은 위안화보다 낮아졌다. 이로써 위안화는 이날 편입 결정과 동시에 세계 3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는 위안화가 외환보유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공식으로 확보하고 무역결제나 금융거래에서 자유롭게 사용된다는 뜻이다.


국제금융 차원에서도 1980년 16개 통화로 구성돼 있던 SDR 바스켓이 5개 통화로 축소되고 1999년 유로화가 탄생한 이래 가장 큰 변화다.

이와 관련해 IMF는 이날 집행이사회 결과를 발표하는 성명에서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 결정을 "편입 통화의 수를 16개에서 5개로 줄인 1980년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SDR 통화군에 대한 크나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를 바탕으로 누렸던 패권을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에 양국 간의 경쟁과 갈등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위상은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가 이번에 위안화의 SDR 편입 결정을 내린데에는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규모와 실력을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다는 점이 작용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에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일본과 비슷했지만, 2013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현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9조1000억달러(2013년 기준)로 확고한 '세계 2위' 자리를 굳혔다. 미국(16조8000억달러)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

2010년에만 해도 0%대로 미미했던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도 지난 8월 2.79%까지 상승해 엔화(2.76%)를 제치고 4위 결제통화로 올라섰다.

중국 경제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계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에서 IMF와 미국은 위안화를 5번째 기축통화로 인정하면서 제도권으로 끌어들이자는 판단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전 세계적인 위안화 수요를 일으킨다. 각국 중앙은행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비율만큼 위안화를 보유하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들이 위안화 표시 자산을 확대하는 한편, 그동안 달러화를 사용했던 아시아 국가들도 위안화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