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자산가나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의 경우 소매채권시장을 이용하면 소액으로 참여할 수 있다. 소매채권시장에서는 1000원부터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주식과 달리 안전하다는 생각만 가지고 투자에 나섰다간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 신용등급 따라 수익률 달라
채권이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것을 증명하는 차용증이다. 이 차용증에는 돈을 빌려줄 기간과 얼마의 이자를 지급할지 적혀 있다. 예컨대 A가 B에게 100만원을 빌려줄 때 B는 A에게 ‘한달에 1%씩 100만원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며 3년 뒤 원금을 갚겠습니다’라는 증서를 써주는 것이 채권이다.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은 돈을 빌린 쪽(B)이 정부나 기업이고 빌려준 쪽(A)은 대개 금융기관이다. 정부나 기업은 큰 돈을 한번에 빌리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이 채권을 잘게 쪼개서 소매채권시장에 내놓는다. 소액으로도 채권투자에 나설 수 있게 한 것이다.
채권의 수익은 이자수익과 자본차익으로 나뉜다. 이자수익은 위의 예시에 나오듯 ‘한달에 몇%를 주겠다’는 계약이다. 이 채권을 3년간 보유한다면 이자만큼의 수익을 보는 셈이다. 다만 채권도 시장에서 계속 거래가 되기 때문에 가격은 주식처럼 변동한다. 만약 위의 채권을 90만원에 사서 95만원에 팔았다면 5만원의 차익이 생기는 것이다.
채권가격은 이자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가령 매달 이자를 주는 방식이 아닌 ‘100만원을 빌려주면 1년뒤에 110만원을 준다’는 채권이 있다고 가정하면 현재 채권가격은 100만원인 셈이다. 여기서 이자율을 20%로 올려보자. 그러면 현재 91만6667원만 빌려줘도 1년 뒤에 1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채권가격과 이자율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자율은 어떻게 책정될까. 돈을 빌린 정부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신용도는 원금상환능력이 낮을수록 낮게 부여된다. 신용도가 낮다면 돈을 떼일 위험이 큰 만큼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즉, 발행기관의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이자율은 올라간다. 또 이론적으로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높다. 발행기관이 부도날 수 있는 위험을 더 오래 짊어지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정부가 발행하는 국공채는 부도날 염려가 거의 없어 무위험채권으로 분류되고 이자율도 시중금리 수준에서 결정된다.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신용등급 AAA부터 BBB- 등급까지가 투자등급으로, BB+에서 C등급까지가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투기등급 채권의 경우 이자율이 높지만 부도위험이 커 투자에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 증권계좌로 ‘채권투자’ 가능
채권투자도 일반주식처럼 증권사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장내채권 매매창에서 원하는 기업의 만기와 표면금리 등을 선택해 현재 가격대를 확인한 후 주문하면 된다.
장내거래의 최소매매단위는 채권 액면가로 1만원 단위다. 액면가는 1만원이지만 현재 가격은 이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다. 따라서 해당채권의 가격대에서 만기수익률이 어떻게 되는지 HTS에서 확인하고 거래해야 한다. 또 같은 기업이라도 발행시점에 따라 이자율이 다르기 때문에 채권명 뒤에 있는 번호(회차)를 구분해서 투자해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3년 만기 무보증 공모회사채의 평균수익률은 AAA등급 2.12%부터 BBB-등급 8.24%까지 다양하다. 주식보다 안전하고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채권시장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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