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번어뢰’

정부는 지난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도발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 결정적 증거로 북한 어뢰추진체의 ‘1번’이라는 글씨를 댔다. 이에 대해 북한에서는 ‘1번’이 아니라 ‘1호’식으로 번호를 매긴다는 반박주장도 재기됐다. 그러나 정부가 주장했던 이 증거마저 무용지물이 됐다. 북한 어뢰추진체의 이 글씨가 부식돼 판독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북한 어뢰 추진체의 '1번' 이라는 글씨가 부식이 많이 진행되어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 어뢰추진체는 천안함 침몰 사건 뒤 침몰의 원인을 두고 온갖 의혹이 쏟아졌던 당시 극적으로 발견됐다. 특히 추진체 동체에 '1번'이라고 쓰여 있었던 점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우리 정부의 설명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받아들여졌으며,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 건물에 전시돼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 어뢰 추진체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핵심증거 자료에 대한 증거물 훼손 주장을 불식시키기 위해 별도의 부식방지 등 보존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며 정부가 사건의 원인을 조작했다고 주장해 온 신상철씨의 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증거물에 손을 댈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신 씨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으며 내년 1월 25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국방부는 재판결과에 따라 증거물인 어뢰추진체에 대한 보존문제는 서울중앙지검과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천안함 1번어뢰’ 천안함 피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도는 어뢰의 추진동력장치 추진후부(왼쪽)와 북한의 시험용 어뢰표기 방식. /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