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미국 금리인상, 공급과잉, 대출규제 등의 악재로 연초부터 경색되는 분위기다. 미분양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올해 활황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인상까지 1~2년의 시차가 존재하는 데다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역시 수익형 부동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어서다. 수익형 부동산은 대출방식이 일시상환식이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인기 하락의 반사이익을 수익형 부동산이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해 주택시장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이 상가나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진=뉴스1DB

◆달아오른 상가시장, 선별 투자 나서라
실제로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5 한국부자보고서'를 보면 올해 부동산 유망투자처가 상가(25.8%), 아파트(15.8%), 오피스텔(14.3%) 순으로 꼽혔다. 이는 자산가들일수록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의미다.


다만 지난해 과열된 분위기 속에 공급된 마곡지구, 동탄2신도시, 위례신도시 등의 상가는 기대상권과 현실상권의 괴리감으로 인해 올해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분양한 위례신도시 상가 1층 분양가는 9억3000만~14억3000만원선으로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동탄2신도시도 역세권 1층 상가의 3.3㎡당 분양가가 2700만~4800만원으로 전용 33~51㎡ 점포를 사려면 5억~10억원을 치러야 했다.

지난해 상가투자 열기가 과해도 너무 과했던 셈이다. 새로 상권이 조성되는 신도시, 택지지구 등의 상가에 투자할 때는 무턱대고 고가낙찰을 받으면 운영에 난항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상가시장이 조정국면을 맞게 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부동산투자의 이면에 있는 소비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65세 이상 인구(지난해 4월 기준)는 123만7181명으로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 123만2194명보다 4987명 많아졌다. 이에 따라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지난해 100.4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고령화의 여파인 소비둔화가 사실상 시작된 것이다. 이런 탓에 지난해 2분기 서울의 주요 상권 임대료는 ㎡당 2만5600원으로 전분기보다 0.2% 하락했다. 그 중 강남역이 -3.2%로 하락률이 가장 높았으며 압구정(-2.0%), 신사역(-0.5%), 삼성역(-0.5%)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이태원은 전분기보다 19.3%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공덕역도 8.6% 상승했다. 홍대와 신촌도 각각 1.2%, 0.3% 상승률을 나타냈다.

평균적인 하락장 속에서도 상승을 견인한 주요 상권을 보면 재건축 입주가 가시화된 공덕역 상권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이색상권으로 떠오른 이태원, 확장 중인 홍대 상권 등 성장동력을 갖춘 곳들이다. 이들 지역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상가투자는 주택에 투자할 때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투자금액이 커 단기적인 시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상하지 못한 여러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과대·허위 광고 등에 현혹되지 말고 투자 전 기대수익률을 신중하고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희스타힐스오피스텔내부 전경. /사진제공=서희건설
지웰시티 오피스텔 전경. /사진=뉴시스DB

◆오피스텔, 주거문화 변화 틈새시장 노려라
오피스텔은 최근 몇년간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 이미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진 상태다. 이제는 단순히 역세권이나 직주인접 등의 입지적 장점을 내세운 오피스텔의 경쟁력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런 까닭에 오피스텔은 외형의 변화가 야기됐다.

지난해 심화된 전·월세난과 치솟은 분양가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매입할 수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인 이른바 '아파텔'이 아파트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분양하는 오피스텔 대부분은 조망권을 비롯한 주거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실제 거주가 목적이다 보니 주차여건의 중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통상 오피스텔은 토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구당 0.3~0.7대 미만의 협소한 주차공간이 조성되지만 20~30대 젊은층의 자차 보유비율이 증가하면서 '1실당 1대'의 주차공간이 요구되고 있다.

아파텔의 평면 구성도 아파트 못지않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추첨을 통해 당첨되면 계약 즉시 전매를 할 수 있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청약을 할 수 있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도 인기가 높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다른 점이 많아 미리 숙지하는 게 좋다. 아파트는 공급면적(주거전용+주거공용)을, 오피스텔은 계약면적(주거전용+주거공용+기타공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한다. 아파트의 전용률은 평균 70~80%지만 아파텔은 50~60%에 머문다.

적용되는 법이나 세금도 다르다. 아파트에는 주택법, 오피스텔에는 건축법이 적용된다. 따라서 오피스텔에는 서비스면적(발코니)을 설치할 수 없다. 전용면적이 같아도 서비스면적이 없어 실제 사용면적은 차이가 난다.

또한 아파텔은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해 매매가격의 4.6%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아파트(전용 85㎡ 이하)는 1.1%만 부담하면 된다. 이외에도 관리비, 환금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실수요는 매각할 때 생각보다 차익이 적을 수 있으니 아파트와 아파텔을 꼼꼼히 비교해봐야 하고 투자자라면 아파텔은 원룸보다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월세가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수익률이 원룸보다 낮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