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잇단 감원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가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23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 회사가 희망퇴직을 접수받아 감원을 단행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분구조상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 이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연속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삼성이 사실상 건설부문 사업 일부를 점진적으로 철수시킬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삼성물산이 주택부문 사업인 래미안을 KCC 측에 매각한다는 설이 제기됐고,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상반기 약 700명의 직원을 줄인데 이어 연말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올해에도 추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부문의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조건이나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구조조정은 제일모직과 에버랜드를 합병한 데 따른 조직 축소로 분석된다. 사옥도 각자 이전해 건설부문은 경기 판교로, 상사부문은 서울 잠실로, 패션부문은 서울 강남으로, 리조트부문은 경기 용인으로 옮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올해 직원을 500명 줄일 전망. 지난해 700명 감원한데 이은 후속조치다. 삼성 관계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자연스런 인력 감소"라며 "수주와 매출이 부진해 추가로 충원하지 않은 것이라 강제적인 구조조정과는 다른 성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장급 이상도 희망퇴직 권고를 받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체 직원에 대해 1개월씩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임원진은 1개월치 급여를 반납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3분기 적자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