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올해 주력사업의 시장선도를 가속화하고 신성장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위기극복 및 지속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선제적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할 계획이다.

LG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사진=LG

◆미래 먹거리 '선제 투자' 승부수
LG는 올해 중국경기 침체, 유가 하락 등 전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경영환경이 예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래 준비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는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앞서 LG는 R&D에만 4조3000억원을 투자한 2011년 이후 연평균 5000억원 이상 규모로 꾸준히 R&D 투자를 늘려 지난해 사상 최대인 6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는 계속된다. 우선 LG전자는 5272억원을 투자해 기존 8개의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14개로 확대한다. 2018년까지 계속되는 이번 신규투자를 통해 현재 연간 1GW(기가와트)의 생산능력을 3GW까지 늘릴 방침이다. 3GW 규모의 태양전지는 가정집 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급락해 글로벌 태양광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주력 제품인 고효율 프리미엄 태양광 모듈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세계 최대규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공장 건설에 1조8400억원 등 앞으로 3년간 총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2018년 상반기 완공될 경기도 파주 P10공장에서는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대형 및 플렉서블(flexible) OLED 패널이 생산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총 투자의 절반 이상을 2~3년 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OLED에 집중한다”며 “신규공장에서 생산될 플렉서블 OLED는 웨어러블기기뿐 아니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도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그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5152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농자재 생산업체인 동부팜한농 인수를 확정했다.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LG화학은 2014년 미국 수처리 분리막필터 생산업체인 ‘나노H2O’를 인수한 데 이어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농업·바이오 분야까지 진출하며 기존 기초소재(석유화학), 정보전자소개, 전지사업과 함께 다양한 사업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LG이노텍은 디지털기기의 슬림화·소형화에 따라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소자·소재사업을 제2의 신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올해 말까지 700억원을 투입한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 /사진=LG

◆계열사 B2B 역량 '선택과 집중'
LG의 미래준비를 위한 발빠른 B2B(기업 간 거래) 분야 활동도 이어질 전망이다. LG는 ▲전자 부품 및 화학 소재의 차별화된 기술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계열사 간 시너지 ▲수율 극대화를 통한 품질-가격-물량의 최적화된 생산 체제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솔루션을 제안·실행해 쌓은 신뢰성 등을 기반으로 타 기업보다 앞선 B2B 사업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LG가 전자와 화학 기술 역량으로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큰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도 신년사에서 “자동차 부품·신에너지 분야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며 “이제는 자원 집중을 통해 과감히 치고 나가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LG는 각 계열사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바탕으로 대표적 B2B 사업인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사업의 경우 현재 LG전자가 자동차용 부품을,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LG이노텍은 차량용 센서와 카메라 모듈을, LG하우시스가 자동차용 원단·경량화 소재 등을 생산해 협력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업계와 증권사 리포트 등에 따르면 LG의 자동차부품사업 매출은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는 5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사업의 경우 LG는 친환경에너지 생산(태양전지 모듈,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저장(ESS), 효율적 사용(시스템에어컨, 창호·단열재,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및 관리(EMS 에너지관리시스템)에 이르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전자가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과 ESS를, LG화학은 ESS용 배터리, LG CNS는 EMS 등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LG퓨얼셀시스템즈가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LG는 이를 바탕으로 울릉도, 제주도 등 국내 도서지역을 ‘100%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LG의 에너지사업 매출이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4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에너지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바탕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을 생산하는 LG전자와 세계 1위 ESS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이 있다.

LG전자는 1995년 태양전지 연구를 시작으로 사업을 전개한 이래 2010년 첫 태양전지 모듈을 출시해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서 프리미엄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보통 태양전지 모듈이 태양광을 흡수해 18% 이상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고효율 제품으로 인정받는데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인 19.5%의 효율을 달성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최근 효율이 20%를 넘는 제품도 개발을 끝낸 상태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세계 1위 ESS 기업인 'AES 에너지 스토리지'와 ESS 분야 사상 최초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이 우선적으로 확보한 물량인 1GWh는 지난해 전세계 리튬 배터리를 적용해 구축됐거나 추진 중인 전력망용 ESS 규모(917MWh)를 넘어서는 대규모 물량이다.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LG의 다양한 사업구조 고도화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 별책부록 <2016 대한민국 파워기업 50>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