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조욱성 관리본부장 부사장, 정성립 사장, 김열중 재경본부장 부사장/사진=임한별 기자

“저희에겐 가장 뼈아픈 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라는 얘기인데, 절대로 아닙니다. 방수 처리가 잘 된 독이거든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경영적 판단 착오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역량 없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 이날 정 사장은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는 위기를 알리는 자리였지만 올해는 희망의 턴어라운드를 알리는 자리”라고 강조하며 기자간담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 지난해 손실은?

정성립 사장에 따르면 2015년 대우조선해양은 5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대규모 손실 요인은 세 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해양 사업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이다. 고유가 구조의 오일 업체들이 저유가 상황에 맞춰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들의 투자 의욕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새로운 사업에서의 투자손실이며, 세 번째는 장기매출채권 등 계열사 위험관리부문에서의 실패 탓이다.

그렇지만 정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은 이미 채권단 실사를 통해 예견된 숫자”라며 “차이는 있지만 4분기가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외부 회계법인 덕에 불확실성을 많이 줄인 탓에 올해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10일 열린 대우조선해양 기자간담회 현장/사진=임한별 기자


◆ 왜 희망의 국면인가
정 사장은 “해양공사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올해 9개 해양 프로젝트 인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순조롭게, 예상하는 순서로 제작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것. 그리고 골프장을 포함한 신사업 등 과거 투자 부분은 거의 정리한 것도 추가 손실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출혈이 없는 시기가 오면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그는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위험관리 부문에서의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1분기 결과를 봐야겠지만 분위기상으론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다.

정성립 사장/사진=임한별 기자


◆ 미래는 어떨까
정 사장은 회사의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몸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엔 매출이 16조원, 인원은 5만명이었지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보다 부하가 더 걸려서 통제 불가 상황에 빠졌고, 결국 적자로 이어지게 됐다”면서 “그래서 적정 수준인 매출 12조원, 3만명 규모를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능률이 가장 좋았을 때는 2010년이었으며, 지표로는 90%이상이었다. 당시 매출은 12조원. 그렇지만 지금은 70%대에 머무른다. 그만큼 생산성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회사는 2009~2010년의 상태를 기준으로 몸집을 줄일 계획이다. 외부 인력 비중이 높은 만큼 인력 감축에 큰 무리가 없고,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하며 생산원가를 낮추는 만큼 미래가 희망적이라 내다본 것이다.

정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회사 임직원 모두가 자존심을 회복하려 노력 중”이라며 “생산이 안정화되며 희망의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