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 공천에 대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굉장히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최고위원회의 역시 공천 여부에 견해가 엇갈리면서 공관위로 떠넘긴 형국이 됐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 지역의 공천 심사에 대해 "모든 심판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후보 공천은) 후보 등록(24∼25일) 전까지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후보 등록기간 전날인 23일에 유 의원 공천 여부를 발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공천 배제가 확정적이지만 정치적 파장이 예상돼 '내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서로에게 결단을 떠넘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유승민계 의원들이 대부분 공천에서 배제됐고 유 의원의 지지율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박계간 연대를 늦추기 위해 유 의원의 공천 여부 발표를 지연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 의원이 새누리당에서 공천 배제된 다수의 비박계 의원들과 당을 탈당, 무소속 연대를 꾸려 세력화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유승민계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고 나섰다.
한편 유 의원 사태가 지속될 경우 당을 하나로 모아 총선을 치르는데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당이 이 문제를 하루 빨리 매듭을 지어야 지역에서 후보들도 마음 놓고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다"며 "특히 당 잡음이 지속되면 수도권 선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역에서 대구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해 생각에 잠겨 있다. /자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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