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예비군 실종' 사건의 신원창씨(30)가 목을 매 숨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결과가 나왔다. 폭행이나 억압의 흔적은 없었으며, 양손이 뒤로 묶여 있는 것도 스스로 묶을 수 있는 형태라는 소견도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18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신씨의 1차 부검 결과를 이와 같이 밝혔다. 국과수는 5개의 분리된 밧줄과 1개의 광목(헝겊)이 연결된 형태로 신씨의 발목과 손목, 가슴 등을 결박하는 데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결박의 형태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해 보이나 혼자서 묶을 수 있는 형태라는 게 검안의 소견이다.


또 신씨 발견 장소인 지하 기계실은 입구가 협소해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어 비자발적으로 들어가려면 의류나 신체에 손상이 있어야 하지만 신씨가 착용하고 있던 의복이나 신체에는 어떠한 손상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5~11시 발견 장소 입구를 비추는 CCTV에 녹화된 영상 분석 결과, 신씨 외에는 걸어서 현장에 들어간 사람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차량을 이용해 접근한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 중이다.

통화내역 분석에서도 현재까지 특별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경위 확인을 위해 신씨의 행적 및 건물 내·외부 영상 분석 등의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씨는 지난 10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한 주민센터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동생이 귀가하지 않자 신씨의 누나(33)가 다음날인 11일 오후 2시 경찰에 신고했다.

신씨는 실종 당일 오후 5시45분 자택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앞 CCTV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혔다. 그의 휴대전화는 11일 오후 4시30분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신호가 끊어졌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이나 통신수사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씨는 회사 때문에 구미동 원룸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오리역 1번 출구 주변의 한 건물 지하에서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실종됐던 신원창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습을 마치고 운구 차량에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