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를 겪던 중식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양식이 아닌 중식에 집중해 브랜드를 론칭하는 외식기업이 있는가 하면 중식 4대 문파의 대가들이 자존심을 걸고 요리 대결을 하는 예능프로그램은 종영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중식 훈풍을 타고 서촌에 이탈리안 차이니스 레스토랑이 문을 열어 중식과 양식 마니아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시끌벅적한 서촌 골목 초입에서 한참 들어가 조용한 골목 끝에 위치한 라누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탈리아 관사 ‘La’와 누하동의 ‘누하’를 붙인 이름인 라누하는 국내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이탈리안 요리에 중식을 더한 색다른 요리들을 선보인다.
오너 정우철 셰프는 신라호텔과 유명 외식회사 R&D팀에서 일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방을 책임진다. 라누하의 메뉴는 기존 중식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확연히 다르다.
‘라누하 피자’는 이 레스토랑의 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특색 있는 메뉴다. 일반 피자 도우가 아닌 페이스트리 도우를, 토마토소스 대신 중식 마파소스로 맛을 내고 마늘칩과 튀긴 파채를 듬뿍 올렸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피자의 맛을 마파소스로 중화시키고 볶은 돼지고기, 페이스트리 도우, 마늘칩, 튀긴 파채 등을 넣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피자만으로 심심하다면 빅아이 참치냉채를 추천한다. 깔끔하게 입맛을 정리해주고 산뜻한 식사의 시작을 알려주는 메뉴다. 중식간장과 포도씨오일, 청주 등에 재워둔 참치 아가미부위를 큐브형태로 듬성듬성 썬다. 얇게 썬 오이 위에 참치와 루꼴라를 얹은 뒤 핑크페퍼를 뿌려 보기에도 산뜻하다.
베스트 메뉴인 게살볶음밥은 XO소스로 볶은 밴 볶음밥을 계란옷으로 감싼 뒤 위에 그릴한 타이거 새우를 올린다. 밥에는 100% 게살과 파만 넣어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고 단골들의 재주문율도 높은 메뉴다.
새로 선보이는 루꼴라를 곁들인 동파육도 반응이 뜨겁다. 이 메뉴는 삼겹살을 통째로 삶아 기름기를 쏙 뺀 뒤 간장소스를 발라 충분히 스며들도록 한다. 170도 고온에 한번 튀긴 뒤 1시간30분가량 쪄내면 부들부들한 동파육이 완성된다. 소스는 삼겹살을 찐 육수를 사용하는데 이 소스와 루꼴라를 함께 곁들이면 더 깊은 동파육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술 한잔이 생각난다면 벨기에 맥주인 듀체스드부르고뉴(Duchesse de Bourgogne)를 권한다. 이 맥주는 발효 후 긴 숙성기간을 거친 뒤 숙성된 맥주와 섞어 일명 와인맥주라고도 불리는데 상큼한 베리향과 시원한 탄산이 요리와 잘 어우러진다.
위치 서울 종로구 박노수미술관에서 수성동계곡 방향으로 130m 직진
메뉴 빅아이 참치냉채 2만7000원, 라누하 피자 1만8000원, 루꼴라를 곁들인 둥포러우(동파육) 2만8000원, 듀체스드부르고뉴 1만2600원
영업시간 화~일 12:00~15:00/17:30~22:00(라스트 오더 21:00, 월요일 휴무)
전화 02-720-3388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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