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행하며 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불평하는 운전자가 많다. 나쁜 연비 탓에 기름값이 많이 들고 소모품을 바꾸는 비용도 부담스럽다는 ‘투정’이 가장 흔하다. 차를 즐겁게 타면서도 줄줄 새는 돈을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꼼꼼한 관리가 돈 버는 길이다.”






금호타이어 PS91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타이어 관리는 눈으로부터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는 만큼 사소한 부분이 관리가 안되면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관리로 ‘타이어 점검’을 꼽을 수 있다.

공기압은 과한 경우보다 부족해서 문제가 생길 때가 더 많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가 땅에 닿는 면적이 늘어나 모양이 쉽게 찌그러지면서 엔진동력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더 많은 기름을 써야 차가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고속주행시 타이어 옆면(사이드월)과 땅에 닿는 면(트레드) 사이(숄더)에 부하가 많이 걸려 찢어질 수 있는데 이때 트레드를 칼로 도려낸 것과 비슷한 흔적이 남는다. 출발 전 눈으로 살피면서 유난히 많이 찌그러진 타이어가 있다면 가까운 정비소로 이동해 공기를 더 채워주는 게 좋다. 적정 공기압은 자동차 설명서에 표기돼 있다.

울프 합성엔진오일 /사진=울프오일 제공

◆엔진오일은 주행습관에 맞게

엔진오일은 승차감과 연료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엔진 내부 부품들의 윤활작용을 도우면서 일부 열을 식혀주기도 한다. 오일 양이 적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엔진 속 마찰이 심해져 소음과 진동이 커지고 기름도 그만큼 더 먹는다. 따라서 주기적인 점검이 돈 버는 길이다.


또 엔진오일을 고를 땐 점성과 흐름성을 고려하는 게 좋다. ‘흐름성’은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가 정한 SAE 점도지수를 뜻한다. 0W30, 5W40 등의 기호에서 알파벳 ‘W’ 바로 앞 숫자가 0에 가까울수록 낮은 온도에서도 성능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W 기호 뒤에 표기된 숫자가 클수록 점성이 높다.

고속주행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점성이 높은 오일이 유리하고 시내주행이 많다면 점성이 낮은 제품이 유리하다. 점성이 낮으면 효율이 높아지지만 소음과 진동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요즘엔 엔진보호를 돕는 다양한 첨가제도 출시됐다.

◆선팅 필름은 열 차단율 확인

차 유리에 색이 들어간 필름을 붙이는 작업인 ‘선팅’은 필름의 특성을 살피는 게 좋다. 자외선 차단율은 대부분 제품이 비슷하지만 열을 막아주는 능력은 제각각이어서다. 열(적외선) 차단율이 높으면 에어컨 바람세기를 줄일 수 있어 연료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탑승자가 쾌적함을 느끼는 건 보너스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싼 제품을 시공하는 건 오히려 낭비가 될 수 있으니 상황에 맞는 적당한 업체와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현대 아이오닉 트렁크 /사진=임한별 기자

◆차도, 마음도 비우자

자동차 유지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자동차제조사는 몇 g에 불과한 ‘나사’ 하나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운전자들은 트렁크에 수 kg의 짐을 잔뜩 싣고 다닌다. 당장 쓰지 않는 건 차에서 내려놓는 게 좋다.

여유로운 마음가짐은 연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주변 교통 흐름에 맞춰 급가속과 급제동을 삼가고 부드럽게 운전하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자동차 부품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게다가 주변 상황을 지켜보며 운전하니 위급할 때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마음가짐 하나만으로도 안전과 경제성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