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또 무릎을 꿇었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은 서울역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사죄의 큰절을 한 바 있다. 어제(6일) 새누리당은 대구 두류공원에서 4·13총선 '비박 학살' 공천파동 등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도 이날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백배사죄'의 절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새누리당을 사랑해 주셨는데 감사와 보답은커녕 오히려 큰 상처를 드렸다"며 땅에 엎드렸다. 그러면서 "이번 공천에서 새누리당이 보여드린 모습은 분명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그의 '읍소 작전'이 새누리당에서 멀어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맞수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부겸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대표적 야당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비록 두 차례의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지만 그는 40% 넘는 지지를 얻었었다. '대구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에 상대적으로 중산층이 두텁고, 노년층 비율이 낮은 것도 '김부겸 신드롬'이 가능하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텃밭인 대구에서 '새누리당'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단지 공천파동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김부겸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앞선 상황이지만 여전히 부동층 비율이 높아 '읍소 작전'이 통한다면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회초리를 들고 '새누리당이 도대체 왜 이러냐. 정신차리라'고 매섭게 질책해 달라.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읍소작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4·13총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사죄의 100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