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업계 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이 1628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4년에 비해 7.5% 줄어든 수준으로 올해 다가올 본격적인 카드사 수익악화의 징조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카드사가 기존에 영유하던 사업으로는 추가적인 수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총 6700억원 수익감소가 예상되고 신용대출사업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두번째 수익원은 할부·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사업인데 이 규모를 늘리면 높은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또 연 34.9%에서 연 27.9%로 낮아진 대부업법 최고금리 인하로 연체이율 역시 낮아진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카드사는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중이다. 특히 카드사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우선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에 적극 나섰으며 BC카드는 유통업, 삼성카드는 아파트에 주목했다.
와이파이 기반 O2O 서비스. /사진제공=KT
◆앱카드 기반의 O2O서비스
O2O서비스에 전력을 다하는 곳으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를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간편결제서비스에 그쳤던 모바일 앱에 오프라인 영업을 담당하는 제휴사의 서비스를 결합했다.
우선 신한카드는 한솔교육·대리운전업체와 제휴를 맺고 ‘신한앱카드’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치원·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와 늦은 시간 대리운전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을 주타깃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의 모바일 앱인 신한앱카드에서 한솔교육 회원으로 등록하면 수업료, 교재비 등을 간편히 결제할 수 있다. 예컨대 해당 월 교재비, 수업료를 학부모 스마트폰 알림방식으로 전달하면 신한앱카드를 구동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학부모 은행 계좌에서 자동이체하거나 방문교사가 직접 수기를 작성하는 등 다소 불편함이 따랐다.
고객 입장에서는 두가지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은행 자동이체방식으로는 누릴 수 없었던 신용카드 포인트적립이 첫번째다. 또 신한앱카드로 한솔교육에 가입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몰을 구성해 교재비 할인 등 특별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리운전서비스도 신한앱카드를 기반으로 한다. 앱에 접속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대리운전 기사를 부른 후 이용요금을 앱에서 즉시 결제하는 방식이다. 대리운전의 시장규모는 대략 2조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금결제비율이 높고 카드이용률이 낮아 신한카드는 대리운전시장을 카드영역으로 끌어들여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앞으로 앱카드는 결제가 필요한 서비스의 기본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신한앱카드 연동 제휴사를 20개까지 늘려 O2O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20~30대 젊은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앱을 중심으로 O2O서비스를 제공한다. 원룸 정보를 알려주는 ‘한방이사’, 화장품 정보공유 및 구매가 가능한 ‘언니의 파우치’, 해외관광지 및 호텔예약 앱 ‘THERE’(데어), 음식배달 앱 ‘푸드플라이’ 등을 하나카드의 앱 ‘모비박스’(mobi box)와 연동해 이달 중으로 O2O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PB상품 판매, 유통업 진출
BC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처음으로 유통업에 진출한다. BC카드는 이달 중 온라인채널 ‘BC커머셜’(가칭)을 오픈하고 PB(Private Brand)상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제품생산을 위탁해 제품이 생산되면 자체브랜드로 제작,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번 사업에서 BC카드는 유통업체로 참여하며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에 BC카드 PB브랜드를 붙여 자체 온라인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BC카드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PB사업 관련 부수업무 신고를 마치고 관련 사업 착수를 위해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 선정작업을 진행했다. BC카드는 현재 30여곳의 중소기업 제품을 검토 중이며 이달 중으로 일부 중소기업의 PB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도 업종에 제한 없이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유통망이 확보되지 않은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BC카드의 브랜드로 판매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며 “이는 BC카드의 수익창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상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중심의 사업 확대
삼성카드는 아파트를 거점으로 신규사업을 확대한다. 지난해에는 태양광 대여사업과 지하주차장 LED설치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아파트관리비 카드납부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태양광 대여사업과 LED설치사업의 골자는 삼성카드가 설치비를 우선 대납하고 이후 각 가정에서는 절감된 전기료로 설치비용을 할부로 갚는 것이다. 이용자는 장기적으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고 삼성카드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파트관리비 카드납부서비스도 확대한다. 기존에 중간대행사를 활용해 아파트관리비 결제서비스를 진행하던 신한·롯데카드와는 달리 삼성카드는 중간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직접 아파트관리사무소와 계약을 맺었으며 이달 중으로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관리비 결제시장이 앞으로 더 인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아파트관리비 결제로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고객 확보차원이 더 크다”며 “관리비가 평균 20만원 수준인데 이를 카드로 내면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고객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