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7 /사진=아우디 제공


몸매 좋고, 체력 좋고, 똑똑하기까지… ‘엄친아’로 거듭났다
‘플래그십(flagship)’은 ‘지휘관이 탄 배’를 뜻한다. 지휘관을 상징하는 특별한 깃발이 달린 가장 중요한 배여서 ‘플래그십’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새 이 단어는 ‘최고급 제품’을 뜻한다. 해당 브랜드에서 가장 좋은 건 물론이고 아무나 갖지 못하는 희소성까지 갖춰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아우디 SUV의 플래그십은 ‘Q7’이다. 아우디차 중에서 실내공간이 가장 넓고 가장 화려한 재주를 뽐낸다. 특히 ‘교통체증지원시스템'(Traffic Jam Assist)은 큰 자랑거리다. 길이 막히는 곳에서 큰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가속하는 건 물론 멈춰서거나 운전대까지 알아서 돌려준다. 고속도로에서도 똑똑함을 잃지 않는다.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일정한 속도로 차선을 유지한 채 달릴 수 있다.


저속이나 고속이나 운전자를 꼼꼼히 보조해주니 먼 거리를 다녀올 때 큰 도움이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생길 수 있는 사소한 사고를 막을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에 꽤 가까워졌지만 철저히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에서 여러 기능이 작동한다.


아우디 Q7 경량화 그래픽 /사진=아우디 제공

◆유연하고 튼튼한 하체는 기본
아우디 Q7의 몸무게(공차중량)는 2247kg에 달한다. 구형보다 325kg을 덜어낸 게 이 정도다. 그렇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복합소재로 만든 차체, 연료탱크시스템과 내용물, 앞·뒤 축, 시트, 배기시스템, 휠 브레이크, 모듈 크로스멤버, 엔진, 냉각장치에 배선까지 가볍게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다.

이렇게 무거운 차체지만 V형6기통 3.0 TDI 엔진의 강력한 힘 덕분에 가속페달을 밟는 재미가 쏠쏠하다. 덩치가 커서 둔할 거란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다. 뉴 아우디 Q7 45 TDI 콰트로의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61.2kg∙m다. 넘치는 힘을 8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빠르게 노면에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겨우 6.5초다. 그럼에도 복합연비는 ℓ당 11.4km다.


뒷바퀴도 함께 방향을 움직일 수 있어 운전이 쉽다 /사진=아우디 제공

그리고 덩치가 커서 다루기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운전이 참 쉽다. ‘4륜 조향 시스템'(All-wheel Steering) 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퀴 4개 모두 좌우로 움직인다. 저속에선 최대 5도까지 반대방향으로 회전해 회전반경이 11.4m에 불과하다. 일반도로에서 유턴할 때나 주차장에서 효과적이다.
빠르게 달릴 땐 앞바퀴와 뒷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꺾여 안정감을 더한다. 빠르게 달리면서도 차선 바꾸는 몸놀림이 자연스럽다.


오프로드 주행상황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사진=박찬규 기자

유연한 하체는 오프로드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적응식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해 비포장길을 달릴 땐 알아서 서스펜션을 60mm높여 지상고를 최대 245mm까지 확보할 수 있게 돕는다. 장애물도 쉽게 넘을 수 있고, 바닥이 상할 일이 줄어든다. 반대로 빠르게 달릴 땐 자동으로 서스펜션 높이가 30mm 낮아지면서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운전모드는 7가지다. 리프트/오프로드, 올로드, 이피션시,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인디비주얼 중에서 노면 상황과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다.

아우디 Q7 /사진=아우디 제공

◆정중하지만 세련된 외모로 시선 사로잡아
새로운 아우디 Q7은 존재감이 남다르다. 큰 덩치지만 디자인이 튀지 않고 정중하면서 세련된 멋을 풍긴다. 앞모양은 입체적인 싱글프레임 그릴과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의 간결한 선이 매력을 더해 멀리서도 아우디차임을 알아차리게 해준다. 뒷모양은 3개의 수평 라인으로 안정감을 느껴지도록 디자인했고, LED 테일램프로 멋을 냈다.


인테리어는 더 매력적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차가운 알루미늄, 따뜻한 나무와 가죽 소재를 잘 섞었고, 반짝이는 건 최소화했다. 손이 닿는 곳, 시선이 머무는 곳 모두 편안하다. 내장재와 버튼, 다이얼의 촉감까지도 철저히 고급스럽게 연출했다. 때문에 무게감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소재와 차분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인테리어 포인트 요소는 화려한 ‘아우디 버추얼 콕핏’과 고해상도 MMI 디스플레이다. 또 새로운 ‘자동주차 시스템’은 전·후방 T자형 자동주차와 후방 평행주차까지 가능하다.

아우디 Q7 인테리어는 단정하다 /사진=아우디 제공

◆곳곳에 숨겨진 배려
탑승자 모두의 쾌적함을 위한 배려도 인상적이다. 1열과 2열 모두 좌우 독립형 에어컨디셔닝시스템을 탑재했다. 또 대시보드 아래에 기다란 송풍구를 설치해 바람이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3열에 타고 내리는 사람을 위해 사소한 노력을 더했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고 3열 시트를 펼쳐야 하는데 2열 시트 뒤에 숨겨진 버튼을 누르면 힘들이지 않고도 3열 시트를 펴고 접을 수 있다.

트렁크에 짐을 싣는 건 꽤 편하다. 기본 높이라면 키가 작은 여성이 짐을 싣기엔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이것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짐을 싣기 쉽게 엉덩이 높이를 낮추니 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트렁크 가리개 높이도 조절 가능하다. 짐 싣는 양과 크기에 따라 가리개 위치를 바꿀 수 있어 편리하다. 트렁크와 실내공간이 이어진 점을 고려한 사소한 배려다.

오프로드를 달린 뒤에도 바지에 흙이 묻을 일이 거의 없다. 문짝이 차체를 감싸는 랩-도어 방식 설계와 더불어 그 사이엔 3중 고무 실링으로 꼼꼼하게 막아놨기 때문이다. 정장을 입고 차를 타더라도 옷 걱정은 덜어도 좋다.


아우디 Q7 /사진=아우디 제공

◆플래그십이란 이런 것


‘플래그십’이라는 말을 붙이려면 그만한 게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요소를 담아내는 게 핵심이다. 아우디 Q7을 운전하는 내내 차와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길이 막혔을 때나, 뻥 뚫렸을 때나 한결같이 운전자를 꼼꼼하게 보조했고, 오프로드나 온로드 어디서든 자신감을 잃지 않는 듬직함까지 갖췄다. 탑승자를 위한 사소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보다 더한 젠틀맨이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