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나라’ 하면 떠오르는 곳이 어디일까. 대다수는 프랑스, 스페인, 홍콩 등을 떠올릴 것이다. 여기에 페루를 추가하고 싶다. 국내에서 잉카제국·마추픽추의 나라로 잘 알려진 세계적 관광지 페루는 남미 최고의 미식 국가로 손꼽힌다.

페루는 ‘여행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월드 트레블 어워즈’에서 최근 4년 연속 ‘남미 최고의 미식여행지’로 꼽혔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 ‘2016년 미식 관광지 톱10’에 남미 국가로는 유일하게 페루 수도 리마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뿐만 아니라 매년 9월에 열리는 남미 최대의 미식축제인 ‘미스투라’도 페루에서 열린다. 세계 미식인들의 눈과 귀가 페루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페루 요리 자체는 우리에게 낯설지만 그 맛은 상당히 친숙하다. 고추나 옥수수, 감자 등을 많이 사용해서다.
페루 요리는 스페인 식민지시대를 거쳐 일본과 중국, 아프리카 등에서 온 이민자들의 음식이 녹아 있어 독창적이면서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은 음식문화를 창조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페루 현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서울 한남동 골목에 들어섰다. 서래마을 프렌치 레스토랑 ‘앙티브’를 지휘하는 조성범 셰프의 두번째 공간 ‘티그레 세비체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해산물 중심의 프렌치를 보여 왔던 조 셰프는 그만의 노하우와 기술로 이곳을 이끌고 있다.

티그레 세비체리아라는 상호명은 세비체의 소스인 레체 데 티그레(호랑이 우유)의 ‘티그레’와 세비체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인 ‘세비체리아’에서 기인했다.

대표메뉴인 페루 음식은 세비체로 다양하고 신선한 해산물과 생선살을 레몬과 고추, 양파, 고수 등을 넣고 재운 뒤 레체 데 티그레 소스와 함께 먹는다. 입맛을 자극하는 새콤한 소스가 생선살과 해산물에 배어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페루 길거리에서 먹는 꼬치요리인 안티쿠초도 있다. 안티쿠초 폴포는 문어와 쵸리조(스페인 소시지) 꼬치를 향신료인 큐민과 오레가노에 재워 그릴에 구운 뒤 치미츄리 소스(아르헨티나 소스)와 함께 내는데 고수와 파슬리가 들어간다. 쫀득한 문어의 식감과 짭조름한 쵸리조의 궁합이 좋은 메뉴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고수라이스’도 인기가 좋다. 간 고숫가루에 밥을 볶은 뒤 오리기름에 천천히 저온 조리한 오리다리를 올린 요리다.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데 술이 빠지면 아쉽다. 페루의 ‘국민 칵테일’이라 불리는 피스코 사워를 식전주로 즐기는 것도 권한다.


/사진=임한별 기자

위치 한남오거리 국민은행 뒷골목
메뉴 클래식 세비체 1만2000원, 안티쿠초 폴포 1만5000원, 오리다리 고수라이스 2만원, 피스코 사워 1만8000원
영업시간 18:00~01:00 (Last Order 23:30/월요일 휴무)
전화 02-790-4511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