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어렵겠지만 외국인이 서울에 와서 관광할 때 이틀이면 일정이 끝나요. 광화문이나 명동, 강남 등 유명한 몇군데를 빼면 한국을 처음 찾는 여행자 입장에선 의외로 볼거리가 충분치 않거든요. 많이 아쉬운 부분이죠.”

캐나다 토론토에서 건너와 5년째 한국생활 중인 영어강사 반톤제싸(Jessa Banton·30)씨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관광의 현주소다.

지난 10일 서울 신도림의 한 호프집에서 반톤씨를 만나 ‘서울관광’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그는 무엇보다 외국인을 배려한 ‘상세한 정보’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특히 쉽게 갈 수 있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 외에 웹서핑 중 발견한 ‘선유도’처럼 숨은 명소를 대중교통만으로 찾아가기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인터넷에서 장소 소개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작 그곳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사진=박찬규 기자

“서울에는 영어를 하는 관광가이드나 통역프로그램이 있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프로그램 운영간격이 길더라고요.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곳은 차를 몰고 가보려 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어요. 서울 시내에서 운전하는 건 차도 많고 양보도 잘 해주지 않아 너무 어렵거든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한국인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함께 돌아다니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죠. 친구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그가 모든 외국인을 대변할 순 없다. 하지만 5년간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며 “닭갈비와 소주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할 만큼 한국문화와 음식에 잘 적응한 그다. 영어로 말하는 그의 직업 특성상 한국어 실력은 늘지 않았지만 한글은 ‘조금’ 읽고 쓰기도 한다. 더군다나 외국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놀러 오면 가이드를 자청하며 한국을 소개해왔기에 그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전쟁위험 때문에 걱정이 컸어요. 그런데 아름다운 야경과 편안한 공원을 접하다 보니 선입견은 사라지고 구석구석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샌 레인보우 브리지(반포대교)가 외국인에게 입소문을 타며 ‘핫 플레이스’로 꼽혀요. 가기도 쉽고 늘 보던 한강의 커다란 다리에 조명과 분수를 설치한 건 정말 잘한 일 같아요. 외국에선 보기 드문 이런 장소가 늘어나고 더 많은 외국인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