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의 중국판, '중국몽'이 깨어난다. 최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살아나 중국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다.

중국증시는 올 초부터 버블론에 휩싸여 등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강도 높은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해 증시도 조만간 3000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온다.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카이먼훙’이라는 말로 중국경제를 진단한다. 직역하면 ‘시작이 벌겋다’는 말로 주요 경기지표가 상승세로 전환해 중국증시에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1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6.7%를 기록해 올해 목표치의 커트라인 6.5%를 넘어섰다. 1분기 위안화 기준 무역수출은 지난해보다 18.7% 늘어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제통화기금(IMF),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그룹, 세계은행 등은 글로벌 경제전망을 통해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IMF는 최근 워싱턴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5%로 0.2%포인트 올렸고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을 6.7%로 전망하며 여전히 중국이 아시아지역의 경제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 측은 “중국이 과잉 생산능력 축소, 과잉재고 축소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공업성장이 하락한 반면 서비스업은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고강도 구조조정, 부동산경기 추가 부양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중국몽은 중국경제의 체질 개선을 이끈다. 중국의 경제개발 최상위 계획인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은 중국 전 분야에 걸친 혁신, 공급의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올해는 13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는 첫해인 만큼 중국의 금융당국이 혁신적인 경제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먼저 공급과잉 산업의 개혁에 돌입했다. 양대 공급과잉 산업인 철강과 석탄업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 3~5년 안에 철강·석탄 과잉 생산량을 각각 1억~1억5000만톤, 5억톤씩 줄인다.

전통적 경기부양책인 부동산대출 규제 해제에도 적극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월 생애 첫 주택구입자의 주택계약금 비율 한도를 집값의 25%에서 20%로 인하하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시장은 기대에 부흥하듯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지난달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 중 62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보다 4.9% 상승했다. 상하이는 3월보다 3.6%, 1년 전보다 25% 증가했고 선전지역은 각각 3.7%, 61.6%나 급등했다.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베이징의 평균 주택가격은 1㎡당 3만~5만위안(540만~990만원)에 달한다. 331㎡(100평)의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최소 연봉 10만위안(1700만원)을 받는 고임금 생활자가 25년 동안 소비하지 않고 돈을 모아야 살 수 있는 정도다.

◆장기 L자형·단기 U자형, 증시 상승에 호재

중국에선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주요 거시지표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강도 높은 경기부양을 펼쳐 은행의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등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중국경제를 ‘장기 L’자형, ‘얕은 U’자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진단한다.

▷장기 L자형(성장 과도기형) = 중국이 2009년과 비교해 경제 기초체력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느린 L자형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위안화 약세 우려가 남아있고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해 부채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L자형은 중국이 수요부진과 생산과잉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으로 성장 회복이 아닌 저성장 추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교수는 최근 인민일보에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물경제 회복이 금융시장으로 이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자형은 공모펀드 등 투자자금이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이 큰 창업, 중소형 기술주, 구조조정 수혜주 등에 쏠릴 수 있다. 이들 종목주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얕은 U자형(단기 회복형) = 중국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기에 진입해 U자형 반등을 시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부문 회복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해석이다.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낙관론으로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디플레이션(경기 부진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는 6월 이후 예고된 증시 호재는 U자형 경제흐름을 보여준다. 6월 중국증시에는 수천억위안 규모의 양로금(국민연금)이 투입되며 선강퉁(선전·홍콩 증권거래소) 간의 교차거래가 허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 A주 MSCI 신흥지수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고 금융시장 관리감독 개혁, 은행부채의 주식전환 등을 논의하는 중국 전국금융공작회의가 개최될 전망이다.

천위위 베이징대학 경제정책연구소장은 “중국 경제는 1분기 GDP 성장률과 최근 나타난 긍정적 신호들을 감안하면 리스크 요인이 점차 제거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6년간의 하락을 겪고 난 후 거의 저점에 도달한 상태고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저점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