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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의 배타적사용권이 종료되면서 보험사들의 한방보험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방보험을 판매 중인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 전략을 틀거나 역마진 우려를 고려해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리스크를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가 기존 어린이보험에 한방치료를 보장하는 특약을 신설했다. 보험업계의 한방보험 경쟁이 '2라운드'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다.

◆현대라이프 배타적사용권 사용기간 종료


올해 보험업계의 신흥시장으로 한방보험이 떠오른다. 한방보험시장은 지난 1월 현대라이프생명이 업계 최초로 '양·한방건강보험'을 출시한 뒤 라이나생명,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한방보험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대형손보사인 동부화재와 KB손해보험은 한방보험으로 한달 만에 짭짤한 수익을 맛봤다. 우선 지난 3월28일 한방보험을 출시한 동부화재는 4월 말까지 한달 간 9150건, 4억7000억원의 초회보험료 실적을 거뒀다. 동부화재보다 1주일 뒤인 지난달 4일 한방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KB손해보험은 같은달 말까지 8318건, 4억65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앞서 한방보험 출시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현대라이프는 상품 출시 후 한달 만에 3000건 이상의 판매액을 올렸다.

한방보험에 대한 수요가 수치로 입증되면서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손보사들도 한방보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삼성화재가 첩약, 약침, 특정한방물리요법 등 한방치료를 보장하는 특약을 출시했다. 지난2일 삼성화재는 '뉴(NEW) 엄마맘에 쏙드는'에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골절 ▲자동차사고(비운전자용·운전자배서용)시 한방치료비를 보상하는 6개 특약을 삽입했다. 자동차사고의 경우 자녀가 직접 운전하기 전까지는 비운전자용, 운전을 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운전자배서용에 가입하면 된다.


애초 삼성화재는 다음달에 한방보험 특약을 더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목표 날짜보다 빨리 한방보험 특약을 신설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현대라이프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의 기한이 지난달 말 종료되면서 생보사들도 상품 출시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지면서 한방진료 보장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그만큼 내부에서도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마진 우려에 판매 일시 중단∙인수지침 강화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 상승으로 인한 역마진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

우선 일부 GA(독립보험대리점)를 통해 한방보험을 판매해온 라이나생명은 지난 2일 이후 '라이나플러스한방보장특약' 판매를 일시중단했다. 이 특약상품을 개정한 후 다시 판매할 방침이다.

KB손해보험은 같은날 한방보험에 대한 인수지침을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시 당시에는 한방보험을 10년 만기 갱신형, 15년 만기 갱신형 등 두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인수지침을 강화해 10년 만기 갱신형만 판매하기로 한 것. 대부분의 한방보험 가입자들이 15년 만기 갱신형을 선택할 경우 KB손보 입장에선 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15년 만기 갱신형은 15년 동안 보험료 인상 없이 한방치료를 보장해준다.

삼성화재의 경우 한방치료 보장 특약 출시 전 역마진 우려로 관련부서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보험사처럼 건강보험에 한방치료 특약을 신설하지 않고 어린이보험에 한방치료 특약을 더한 것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에 많이 가입하는 고령자에 비해 어린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한의원을 찾을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도 기존 한방보험을 리뉴얼해 다음주 오픈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액보장으로 어느 정도 리스크 해소가 가능한 것 같지만 아직도 한방부분은 진료비 산정기준이나 통계치가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리스크 측정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무엇보다 한방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이어서 손해율 급증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보험사들은 상품을 내놓고 나서도 개정작업을 몇번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