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또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새로운 타깃이 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진 모양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신 이사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권을 재획득하겠다는 롯데의 야심찬 꿈도 함께 물거품이 될 위기다.

검찰은 지난 2일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 신 이사장 자택과 롯데면세점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수사 목표는 신 이사장이 정 대표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밝히는 것. 신 이사장은 2009년 12월부터 공식적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면세사업과 관련해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최대 관심사는 이번 검찰 수사가 불러올 파장이다. 주요 계열사 경영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하반기 호텔롯데 상장(IPO), 잠실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재승인 등 굵직한 사업이 줄줄이 좌초할 우려가 크다. 당장 이달 중순 IPO를 앞둔 호텔롯데는 기업가치가 꺾여 공모흥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고, 오는 30일 폐점하는 월드타워점은 입점업체와 관련된 비리로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영영 회생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신 이사장의 속은 타들어간다. 그는 “돈을 받은 적도 비리와 연루된 적도 없다”며 극구 부인하지만, 검찰조사가 롯데그룹의 또 다른 비리의혹을 파헤치는 수순으로 확대될 경우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래저래 롯데에게는 ‘잔인한 6월’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