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함께할 만한 사람으로 좋은 사람과 유능한 사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좋은 사람’을 택하겠다.” 김정주 NCX(넥슨 지주사) 대표가 2011년 KAIST 강의에서 한 말이다. 김 대표에게 진경준 전 검사장은 좋은 사람이었던 걸까. 진 전 검사장은 넥슨에서 빌린 자금으로 넥슨 주식 1만주를 매입해 12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지난 4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진 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김 대표를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했다. 넥슨 창업주인 김 대표가 ‘서울대 동문’인 진 전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박정준 전 NXC 감사 등 3명에게 지난 2005년 넥슨의 자금 4억2500만원을 각각 빌려주고 비상장 주식을 살 수 있게 했다는 의혹 때문.
진 전 검사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돈으로 벤처기업에 엔젤투자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에서는 ‘장모 돈’이라고 말을 바꿨고, 법무부 감찰과 윤리위 최종 조사 결과 넥슨의 자금으로 밝혀졌다. 넥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넥슨은 “진 전 검사장의 주식 거래는 개인적인 문제일 뿐 넥슨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넥슨 주식 스캔들’은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 대가성이 명확하지 않아 사법적 처벌 가능성은 낮지만, ‘벤처로 성공한 젊은 기업가’로 알려진 김 대표의 명성에 먹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