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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의 비중을 위험자산에 투자하라.”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격언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앞으로 근로소득을 벌어들일 시간이 많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라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의 2030세대는 불안하다. 근로소득이 언제 멈출지 장담할 수 없다. 정년퇴직은 벌써 먼나라 얘기가 됐다. 40대도 넘지 않아서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의 구조조정 칼날에 떨어야 한다.

100에서 나이를 뺀 숫자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기도 하다. 지금 모은 돈으로 남은 세월을 버티기 위해서, 또는 제2의 인생을 위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원금을 최대한 지키면서 추가수익을 얻는 방향으로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ELB, 안전하게 초과금리 추구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주가지수와 채권을 기초로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연 2~6%까지 수익을 지급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원금을 100% 돌려준다. 예컨대 최근 발행된 SK증권의 ‘제1960회 ELB’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8개월 만기상품이다.

처음 투자했을 때 기초자산의 가치를 100이라고 하면 18개월간 한번도 이 가치가 115를 넘지 않을 경우 상승분의 22%를 기본수익률 1.5%에 붙여준다. 만약 115가 됐다면 투자자는 총 4.8%의 수익률을 얻는 셈이다. 하지만 기초자산이 115를 초과하거나 반대로 100 밑으로 하락하면 기본수익률인 1.5%만 준다. 기준금리가 1.25%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지금 원금을 보장받으면서도 1.5~4.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로 ELB가 투자자 사이에서 각광받는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신탁형 ISA에 편입된 ELB의 비중은 20%에 달한다. 안전자산인 예·적금 다음으로 인기를 누렸다. ISA에서 ELB를 운용할 경우 수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이 있어 ELB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ELB는 투자형상품이어서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다.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ELB는 가능성은 적지만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 증권사의 ELB로 분산투자하거나 자산의 일정부분만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채권형펀드, ‘플러스 알파’를 노려라

채권형펀드는 주로 국채나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 등에 투자해 이자수익과 평가차익을 함께 추구하는 상품이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투자원금이 날아갈 확률도 그만큼 적다.

특히 한국은행이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채권형펀드가 더 인기를 끌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전체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은 지난 4월보다 3조2000억원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10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채권형펀드의 매력을 부각시킨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이 올라 평가차익이 발생한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채권형펀드는 ‘NH-Amundi Allset국채10년인덱스증권자[채권]ClassA’다. 한달 간 1.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으로 환산하면 16.25%의 수익이다.

채권형펀드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운용규모와 안정성도 따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공채를 97% 이상 보유한 ‘삼성ABF Korea인덱스증권투자신탁[채권](A)’가 눈에 띈다. 운용규모도 5100억원을 넘는 대형펀드다.

명심할 점은 금리가 인상하는 시기에는 채권형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주식처럼 급락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그래도 채권형펀드 투자자라면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에 관심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