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 조감도. /자료=서울시 제공
노들섬 설계공모 당선작이 어제(22일) 발표된 가운데 이 계획이 같은 사업을 추진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구상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전 시장 때 추진되던 안이 흐지부지된 후 박원순 시장 하에서 노들섬 공간활용 계획이 많이 바뀐 것이다.
서울시는 어제 '노들꿈섬 공간·시설 조성 국제현상설계공모' 최종당선작으로 Studio MMK의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이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안은 오 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예술섬 사업’과는 차이가 난다. '음악'이 주요 컨텐츠인 점은 같지만 규모, 투입재원, 운영방식 등에선 많이 다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0년 한강대교 아래 있는 노들섬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한강 예술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서울시는 6000억원을 들여 노들섬을 각각 2만㎡ 안팎의 오페라 하우스와 심포니홀이 중심이 된 클래식 공연장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재원조달을 문제삼아 공사를 하지 못했다. 오페라 등 비싼 공연이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반대여론도 있었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은 투입재원이 한강 예술섬(약 6000억원)의 12분의1 밖에 안된다. 시는 운영주체 선정과 설계공모, 그리고 건립비용까지 합쳐 약 5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감도를 봐도 오페라 하우스와 심포니엄홀 같은 대형 공연장 대신 실내공연장, 음악도서관, 콘텐츠 생산시설 등 소규모 건물이 들어선다. 게다가 이 건물들은 모듈형으로 설계돼 나중에 변경하기도 쉽다. 면적도 한강예술섬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운영방식도 다르다. 한강예술섬의 경우 운영주체를 정하지 않고 조성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1차 공모로 문화예술, 상업, 뉴미디어 등 8개 전문조직·기업의 컨소시엄인 어반트랜스포머팀에 운영권을 줬다. 설계 역시 이들의 운영구상을 바탕으로 공모했다.
이성창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공공개발센터장은 노들마을이 "시작은 작지만 여러 사람이 올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공연하고, 필요하면 시설이 늘어나는 공간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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