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이 지난 6월27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대우조선해양 비리의혹에 대한 공개수사에 돌입한 검찰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대학동창인 정준택 휴맥스 해운항공 대표를 구속했다. 남 전 사장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고 14억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정 대표를 배임증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증거위조 교사혐의로 5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07년 5월 정 대표가 최대 주주로 있는 해상화물운송업체 인터렉스메가라인 등에 자항식 대형수송선(이하 자항선)을 이용한 해상운송을 위탁하면서 10년간 독점적 이익이 보장되는 특혜성 수의계약을 체결해줬다.


또 남 전 사장은 정 대표가 최대 주주로 있는 다른 해상화물운송업체 TPI메가라인에도 특혜성 자항식 대형수송선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대우조선으로 하여금 이 회사에 21억8500만원 가까이 투자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남 전 사장은 정 대표를 통해 주식 50만주를 세탁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 전 사장은 이 차명주식을 이용해 2011~2015년 사이 배당금으로만 3억원을 받아 챙겼으며 주식 매각 차익 6억원을 얻기도 했다.

검찰은 또 남 전 사장이 부산국제물류(BIDC)에도 일감몰아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역시 정 대표가 실소유주로 있는 회사다. 이 과정에서 남 전 사장은 10억7000만원 상당의 BIDC 지분, 정 대표가 운영하는 NCK로지스틱스 주식을 차명으로 취득했다.


검찰은 정 대표는 남 전 사장이 2014년 3월 퇴임한 이후 남 전 사장의 사무실 보증금, 월세, 인테리어 비용, 직원 급여 등 명목으로 2억원 상당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29일 남 전 사장을 경영 비리혐의로 구속했다. 남 전 사장은 재임기간 측근 인사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특혜를 몰아주고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을 상대로 재임기간 발생한 회계사기 규모 역시 확인하고 있다. 또 사장 연임 여부 결정 시기인 2009년 벌어진 연임 로비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