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3월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NCAA 남자 레슬링 챔피언십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사진=로이터


한때 정치·경제적 유대를 과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대화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자신이 소유한 테슬라 차량까지 처분할 뜻을 내비쳤다.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문제가 있다"며 "당분간 그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에 대해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가 잘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불화로 지난 3월 자신이 구매한 빨간색 테슬라 모델S를 중고로 판매하거나 기부하는 방안을 백악관 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량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경내에서 머스크와 함께 시승식을 가질 정도로 '상징적 지지'의 표현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간판 경제정책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을 두고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 법안은 트럼프 1기 감세 정책을 연장하고 친환경 에너지 보조금 등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역겨운 흉물"이라며 공개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는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으나 지난달 말 임기를 종료하고 테슬라 경영에 복귀했다. 임기 중 연방정부 구조조정안을 주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고 테슬라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지지하기 위해 테슬라 차량을 구매했지만, 양측의 관계는 결국 '전면전'으로 번졌다.


일각에서는 백악관 참모들이 두 사람의 전화통화를 중재하려 시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절하면서 사실상 단절이 공식화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 뉴스 인터뷰에서 "정신 나간 사람과 대화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와 머스크는 현재까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날 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동맹' 관계를 구축했던 두 사람이 지금은 서로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