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샘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주택거래량 부진으로 한샘도 침체기를 맞았지만 경쟁사에 비해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점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 한샘 실적 부진… 목표주가↓
지난 15일 한샘은 2분기 영업이익이 302억2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50억9800만원으로 8.5% 증가했다. 시장전망치 평균을 각각 19.9%, 3.9% 하회한 수준이다.
한샘 측은 올해 대형매장인 플래그숍 2곳을 열면서 비용이 실적에 반영됐고 중국 등 신규사업 투자비용 지출 규모도 지난해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투자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국내 주택거래량 감소로 부엌부문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점을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주택매매거래량은 37만5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6% 감소했다.
주택거래량이 줄면서 이사하는 소비자가 감소하고 부엌설비 및 인테리어 수요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 한샘의 전체 매출 중 부엌관련 매출은 197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 성장에 그쳤다. 지난 분기 22% 증가에서 급격히 낮아진 수준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이 하락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택거래 감소에도 B2C 매출성장률은 10% 이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7%로 전년 동기 8.6% 대비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수익성의 원인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가격인하와 투자비용 지출이 계속되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거래 위축과 회사의 투자전략이 이어진다면 단기 이익 개선은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2분기 실적 발표 후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한샘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기 때문이다. 통상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예상수익을 이용해 역으로 주가를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B2B 부문은 업체간 경쟁이 심화돼 한샘은 B2C에 더욱 주력한다"며 "하지만 주택거래량 감소가 기존 대리점 매출 부진으로 이어져 올해 한샘의 주가는 잠시 쉬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매수’… 성장속도는 ‘우수’
부진한 2분기 실적에도 한샘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한샘을 매수한 외국인의 힘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후 우상향 중이다.
실적 발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8일 한샘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1% 상승한 1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 넘게 상승하며 18만원을 돌파했다. 지난 21일 종가는 17만9000원으로 실적 발표 이전보다 3.5% 올랐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50억원, 121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74억원가량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16거래일간 한샘을 꾸준히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달간 외국인이 매수한 한샘 주식은 총 79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은 한샘의 하반기 전망을 다소 밝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에 비해 사업부문별 성장속도가 빠르고 인구구조 변화로 내부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리바트, 에넥스의 한자릿수 또는 10%대 초반 수준의 성장률에 비해 한샘은 분기당 20% 수준의 압도적으로 높은 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에 따른 하반기 주택거래량 회복 및 가을철 이사수요 증가에 따라 성장률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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