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정환 기자
생필품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 초부터 발생한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에는 일부 공기청정기 제품과 에어컨 향균 필터에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함유돼 논란을 빚었다.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든 생활용품들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단 사실에 소비자들은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다른 생필품들은 안전할까? 특히 우리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성장한 물티슈는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유해성 논란이 지속됐다. 2011년 부패방지용 보존제가 일부 제품에서 검출되며 논란을 야기한 바 있으며 2014년 8월에는 한 기업의 아기물티슈 제품 성분에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물질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함유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성분에 대해 '안전한 물질'이라고 보도해 논란은 가라앉았지만 물티슈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물티슈, 마음놓고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
◆물티슈, ‘공산품’에서 ‘화장품’으로
1991년 아기용 물휴지가 등장한 이래 큰 성장을 거듭한 물티슈 시장은 점점 더 그 파이를 키웠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물티슈시장은 2013년 3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4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물티슈 관련 업체만 100군데가 넘으며 전문제조업체도 생겼다.
물티슈 업계에 가장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건 지난해 7월이다. 공산품이었던 아기 물티슈가 미국, EU, 일본 등처럼 화장품으로 분류돼 엄격하게 관리되기 시작한 것.
업계 관계자는 "물티슈가 화장품이냐 공산품이냐는 하늘과 땅 차이의 수준"이라면서 "화장품으로 분류가 되면 제조환경에서부터, 원료까지 전과는 차원이 다른 꼼꼼한 검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1일 이후 물티슈는 화장품과 같은 사용원료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물티슈 제조업자는 제조업, 제조판매업 등록과 출고 전 제조번호별 품질검사까지 마쳐야 하며 품질관리기준과 제조판매 후 안전기준도 적용 받고 부작용 보고도 의무적으로 해야할 만큼 까다로워졌다.
현재 아기 물티슈는 사용원료 기준과 품질관리 및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들만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다. 정부가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 1013종, 사용상 제한이 필요한 원료 260종을 지정해 고시하기 때문이다. 고시된 원료를 사용해 물티슈를 만든 업체는 시장퇴출은 물론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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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부처에도 변화가 생겼다. 물티슈가 공산품일 당시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리를 맡았지만 화장품으로 분류가 된 이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 관리부처가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화장품으로 분류가 되면서 보다 디테일한 규제와 감사가 이뤄진다"면서 "특히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다 보니 원료나 제조환경에 대해 엄격한 룰을 정해 감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00% 안전한 물티슈는 없어… 지혜로운 사용 필요
긍정적인 부분은 업체들이 친환경적이고 품질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물티슈가 공산품일 당시에는 진입규제가 낮아 여러 업체들이 난립한 경향이 있다. 이후 화장품으로 분류되면서 업체들은 오히려 반겼다. 품질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구조가 확립된 것.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물티슈는 그동안 제품 자체의 효용성이나 품질보다는 안전성이 더 부각된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물티슈가 화장품으로 분류되면서 자연스럽게 업체별 품질경쟁이 중요해졌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고품질 제품의 혜택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라고 밝혔다.
물티슈의 화장품법 적용은 안전기준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전보다는 높아진 분위기다. 지난해 7월 이후 물티슈에 대한 성분 논란은 '0'다.
하지만 물티슈 성분이 100%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물티슈는 기본적으로 소량이지만 방부제가 들어간다. 물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방부제에는 살균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천연물에서 추출한 살균제도 100% 인체에 무해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안전하게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물티슈는 되도록 세척용도로 사용하되 가급적이면 피부에 닿는 행위를 자제하는 편이 좋다”면서 “소비자들 스스로도 현명하게 물티슈를 사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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