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입지가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는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반면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이 낮거나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정부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규제로 청약가입자들이 호재가 확실한 지역에만 청약 통장을 꺼내는 이른바 ‘청약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
최근 5년간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강남3구와 비 강남권 간 청약 양극화는 뚜렷하다. 강남3구와 비강남권간의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2012년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2013년 들어서는 강남3구가 13.5대 1, 비강남권은 1.6대 1을 기록했고 2014년은 경쟁률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강남3구가 25.9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비강남권은 2.2대 1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격차는 여전하다. 7월까지 강남3구가 40.5대 1, 비강남권은 15.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다.
올해 수도권에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지역은 단연 강남권에서 분양된 단지다. 지난달까지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로 41.1대 1을 기록했고 뒤를 이어 서초구가 37.8대 1의 청약률을 나타냈다.
동작구와 광명시, 안양시, 과천시, 하남시 등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과천시 등은 재건축 단지가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가입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동작구와 하남시는 흑석뉴타운, 하남미사 등 서울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면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호불호가 크게 갈리며 미달 사태를 빚은 지역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 남동구(0.1대 1)와 도봉구(0.4대 1), 안성시(0.9대 1) 등의 일부 분양단지에서는 청약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까지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는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으로 일반분양 287가구 모집에 2만5698명이 몰려 89.5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전용면적 59.92㎡의 경우 31가구 공급에 8740개의 청약 통장이 몰려 무려 281.9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9호선 흑석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는 면이 부각됐다.
이 밖에도 하남미사, 동탄2신도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도 청약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수십 대 1의 높은 청약률을 나타냈다.
반면 안성시, 도봉구 등에서 공급된 몇몇 단지는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안성에서 공급한 아파트의 경우는 일반분양 976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자가 단 4명에 그치기도 했다.
이 같은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집단대출 보증 규제 강화로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가 1인당 2건, 최대 금액은 6억원(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3억 원)으로 제한돼 소위 ‘입지 좋고 돈 되는 아파트’에만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나 대출 금액에 제한이 없었을 때는 이른바 ‘묻지 마 청약’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며 “집단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제는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거나 입지 여건이 탁월한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강남3구와 비 강남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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