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의 화두는 단연 '재건축'이다. 재건축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964만원으로 1년 사이 33% 올랐다. 강남 재건축시장이 과열되자 정부가 분양권 불법전매를 단속하는가 하면 집단대출을 규제해 분양가를 낮추는 등 진화에 나설 정도다. 재건축시장이 '핫'한 이유는 뭘까.
강남 아파트단지/사진=머니위크DB
◆아파트가 아니라 땅이 비싼 것
재건축사업의 잠재력은 뛰어난 입지에 있다. 재건축 대상은 대체로 20~30년 전 지은 아파트들이다. 강남 아파트 개발이 본격 시작된 1970~1980년대 지은 아파트들은 주변에 업무·상업·교육 시설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물론 도심의 땅이 부족해지면 기반시설이 없는 외곽에도 아파트를 짓는다. 수요자들은 낡았지만 생활이 편리한 아파트와 입지가 떨어지는 새 아파트 중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낡은 아파트는 안전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아파트를 짓게 된다. 뛰어난 입지에 새 아파트의 장점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부동산에서의 경쟁력은 입지인데다 실수요자들은 새 아파트를 선호하니 투자가치가 높아진다.
낡은 건물은 가치가 낮지만 그 건물이 세워져 있는 땅, 다시 말해 대지지분의 가치는 높다. 따라서 시중에 투자자금이 늘수록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
하지만 재건축투자라가 모두 이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근 새 아파트의 시세다. 재건축아파트라도 그 지역의 집값과 비슷한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인데 재건축아파트라고 20억원에 팔리긴 어렵다.
◆대지지분 많은 아파트에 투자?
아파트 소유권자 중 80% 이상이 동의하면 재건축사업을 할 수 있다. 투자는 재건축조합 설립 시 참여하는 방법과 추후 일반분양 받는 방법이 있다.
재건축투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지지분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입지가 비슷한 아파트일 경우 대지지분이 많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입지가 다르면 대지지분이 많아도 사업성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지면적 대비 건물면적(용적률)은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투자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여기서 건물면적은 모든 층의 바닥면적을 합한 것을 말한다. 즉 용적률이 높으면 땅에 대한 소유권을 나눠 가진 주인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으면 더 이상 층을 높일 수 없는 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
A아파트는 대지지분과 건물면적이 99㎡인 1000가구가 있다. 용적률은 250%다. 재건축 시 조합원용 99㎡ 1000가구, 일반분양용 149㎡ 1000가구를 짓는다고 가정하면 조합원용은 재건축 전과 후 둘 다 건물면적이 99㎡지만 대지지분은 40㎡로 줄어든다. 일반분양자에게 대지지분 59㎡를 넘겼기 때문이다.
만약 땅값이 3.3㎡당 500만원이면 일반분양자는 대지비용으로 약 8900만원을 내야 한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건축비가 3.3㎡당 500만원일 때 99㎡를 지으려면 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새 아파트를 짓는데 땅값 8900만원을 받아도 6100만원이 부족해 추가부담금을 낸다. 같은 크기의 새 아파트를 사는데 지분을 넘긴 대가로 그만큼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
재건축 후 조합원용 149㎡ 1000가구, 일반분양용 99㎡ 1000가구를 짓는다면 어떨까. 반대로 조합원용 대지지분이 59㎡, 일반분양용은 40㎡다. 조합원은 50㎡ 더 넓은 새 아파트를 사면서 대지지분 40㎡를 넘긴 대가가 6100만원이므로 건축비 부담이 더 늘어난다. 추가부담금이 8900만원이 된다. 만약 땅값이 건축비를 상쇄할 경우 반대로 개발이익을 배당받게 된다. 투자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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