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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커피 매장에서 늘어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가 운전자 시야 확보나 보행자 보호장치가 충분치 않아 사고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이브 스루는 차량을 운전해 매장으로 들어와 주문을 한 뒤 차로 이동해 계산·수령까지 받는 서비스다. 드라이브스루는 올 1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370여곳이 운영 중이다.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KFC 등 햄버거와 스타벅스·엔제리너스 등 커피전문점이 대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경기·인천에 위치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 33곳을 조사한 결과 27.3%(9곳)가 매장에서 나갈 때 운전자의 시야가 건물·담벼락에 가로막혀 보행자나 다른 차량을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9일 밝혔다. 이들 9곳 중 5곳은 시야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도 없었다.


36.4%(12곳)는 매장 밖으로 차량이 나갈 때 길을 지나가는 보행자들에게 이를 알려주는 출구 경보장치가 아예 없었고, 설치한 곳 중 9.1%(3곳)은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보도에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말뚝(볼라드)을 설치하지 않은 곳도 60.6%(20곳)이나 됐다. 또 조사 대상 매장 모두 차량이 들어오고 나갈 때 보도를 통과해야 하지만 진입·진출로가 분리되지 않거나(12.1%), 주유소 출구로 진입해 차량 동선이 겹치는 곳(42.4%)도 많았다.

일부 매장은 주행로에 오토바이 등이 주차돼 있거나 보도를 가로질러 차량이 나가는 길이 최단거리가 아닌 사선으로 길게 나 있어 차량이 보도를 과도하게 침범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주변을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컸다.


소비자원이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500명에게 물은 결과 ‘들어오고 나갈 때 인도를 지나가 보행자가 신경 쓰인다’는 답변이 37.8%, ‘매장 주변에 차량이 많아 운전에 방해된다’는 답이 18.8%였다. 절반 이상이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문제로 불편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응답자 중 12%는 실제 사고를 당했다.

운전을 하고 들고 나다가 매장이나 주변 시설물을 들이 받은 사고(7%·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른 차량(5.8%)이나 보행자(4.6%)를 친 경우도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위험을 느낀 경우도 49.2%에 달했다.

드라이브 스루를 찾는 소비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관리요원의 필요성(26.2%)을 가장 많이 꼽았으나 조사 대상 매장 중 관리요원이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소비자원 측은 “드라이브 스루는 식품접객업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고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 의무는 없다”면서 “보행자나 이용 차량이 많은 시간대에 안전관리요원을 두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