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을 실시한 데 이어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6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선강퉁 시행 준비에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올 11∼12월 개통할 예정이다. 정확한 시행 시점은 후강퉁 때와 비슷하게 시행 2주~1개월 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올 상반기 홍콩거래소의 신규상장 규모는 총 56억달러로 전세계 증권거래소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강퉁은 홍콩증시의 저가 매력과 홍콩달러의 고정환율제(페그제)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홍콩증시에 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선강퉁, 기본 골자는 후강퉁과 유사
선강퉁 거래의 기본 골자는 후강퉁과 유사하다. 위안화로 거래되며 종목별 최소 매매단위는 100주다. 선강퉁 시행 전까지 강구퉁 종목은 현재 318개에서 430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항셍스몰캡지수 성분주가 새롭게 강구퉁에 추가됐고 선전·홍콩 동시상장 종목도 투자범위에 포함됐다. 홍콩거래소를 거쳐 선전에 투자하는 것은 선구퉁, 선전거래소를 거쳐 홍콩에 투자하는 것을 강구퉁으로 칭한다.


기존에 중국이 발표한 선강퉁 거래는 후강퉁처럼 공매도를 금지한다. 단일종목에 투자하는 단일 해외투자자는 최대 10%, 전체 외국인 합산 지분율은 최대 30%를 초과하지 못한다. 또 선전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특별한 자격요건은 없으나 차이넥스트(ChiNext) 투자에는 제한사항이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 6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규정을 완화해 투자쿼터(한도)를 정했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자산규모에 따라 사들일 수 있는 A주 쿼터가 늘어난다. 중국정부가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 유입방법을 모색 중이어서 앞으로도 자격요건이 완화될 여지가 충분하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선강퉁 시행으로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날(MSCI) 편입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나아가 후강퉁과 QFII 투자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정부는 선강퉁제도가 성숙된 뒤 ‘본토-홍콩’ 간 ETF(상장지수펀드) 교차투자도 추진한다. 2020년 주식시장 완전 개방까지 중국의 계단식 자본시장 개방이 지속될 전망이다.

◆PEG와 PSR를 활용한 투자

선강퉁 종목에 접근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밸류에이션과 성장성의 균형점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주 밸류에이션 지표를 활용해 성장성 대비 저평가 업종과 기업을 선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개인투자자에게는 다소 낯선 지표지만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을 비교할 때 PSR(주가매출액비율)과 PEG(주가수익성장성비율)는 활용도가 가장 높다. 국내 기업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 2000년대 초반 애널리스트들은 PSR과 PEG로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추정했고 최근에도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나 화장품, IT 등의 업종에 활용한다.

PEG는 앞으로 이익의 성장성을 반영한다. 이를테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 현재 PER(주가수익비율) 100인 기업의 경우 올해와 다음해의 이 기업 연평균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100%를 기록한다면 PEG지표는 1이 된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PEG 1.5 이하가 저평가 기업에 해당된다.

PSR은 매출액을 기초로 산출한다. 특정종목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나 주가를 1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다. PSR이 1배면 앞으로 매출액이 1배(100%) 증가하고 PSR이 0.1이면 매출액이 0.1배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한다.

성장 도입기의 기업들은 아직 이익이 나지 않거나 이익의 변동성이 커 신뢰도가 높은 매출액으로 성장성을 판단한다. 또 연간 매출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눠서 산출하기 때문에 이 수치가 낮을수록 성장주에 가깝다. 특히 가치평가가 어려운 기술주에 많이 적용한다.

선강퉁 예상 종목을 업종별로 산출했을 때 성장성 대비 저평가 영역(PEG 1.5, PSR 2.0 이하)은 가전과 자동차, 부동산, 건자재, 농업업종이다. 개별 기업으로 접근하면 헬스케어와 미디어, 레저, IT업종에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

박 애널리스트는 “선전증시 상장종목 대부분이 신성장산업에 속하고 산업 사이클상 성장 초입에 들어선 기업들이라 매출은 발생하지만 이익이 미미한 경우가 많다”며 “PEG와 PSR 지표의 활용은 성장주 투자전략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中 정책 모멘텀 활용… 테마주로 업종 모니터링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산업 향방 결정에 ‘정책’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책은 중국 주식시장 추세전환뿐만 아니라 주도업종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정책변화는 크게 거시경제정책환경과 개별산업육성정책으로 나뉘는데 선강퉁 투자전략은 거시경제보다 산업육성정책을 눈여겨봐야 한다. 선강퉁과 관련해서는 특히 ‘중국 4차 산업혁명’과 ‘10대 중점육성산업’이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꼽힌다.

박 애널리스트는 “인터넷플러스와 제조2025 등의 큰 줄기는 완성됐다”며 “최근 관련 정부부처와 지방정부가 세부산업의 디테일한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테마업종은 정책변화와 시장 기대감을 투영하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지난해에는 투자와 소비, 신에너지, 환경업종이 테마업종을 주도했고 올해는 인터넷·테크·금융과 인공지능, 뉴미디어, 헬스케어(바이오)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무턱대고 테마주에 투자할 경우 테마업종이 바뀌면 변동성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다만 분류한 테마업종을 기준으로 시장의 관심과 핵심기업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