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S의 운전석. /사진=뉴시스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자율주행차의 ‘레이더’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지난 5월 테슬라 모델S 운전자가 자율주행 중 충돌사고로 숨진 것과 같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모터스가 ‘자율주행시스템소프트웨어’에서 ‘카메라’ 보다 ‘레이더’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업그레이드는 별다른 조작 없이 무선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차량에서 쏜 레이더가 자동차 등 주변 사물에 부딪쳐 반사되면 이를 통해 거리를 가늠하고 대응하는 방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정보입력장치가 카메라에서 레이더로 전환되면 안개가 끼거나 눈·비가 오는 악천후에도 사물을 제대로 식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이 시스템은 (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작은 사슴에 대해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윌리스틴에서 발발한 테슬라 자율주행차량(모델S) 사고를 정밀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운전자가 탄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차량 앞을 가로지르던 흰색 대형 트레일러의 옆면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발했다.

이 사고의 원인으로는 물체식별장치로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스템적 한계가 꼽혔다. 회사 측은 "트레일러의 높은 차체와 앞을 가로질러 가는 운행 방향은 매우 희귀한 경우여서 테슬라 모델S는 트레일러 밑을 그냥 통과해 운행하려 했다"고 판정했다. 이 차량은 카메라가 찍어 전송한 이 흰색 트럭의 측면부를 식별하지 못했다.


이 사고는 자율주행 시스템 작동 중 시속 130마일(209km) 이상에서 처음 발생한 사망사고다. 자동운전장치도 탑승자도 브레이크를 작동시킨 흔적이 없었고, 교통당국은 이 장치가 규정대로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도 현재 검사 중이다.